『 '선택 2007'이라 불리는 정해년(丁亥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국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17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새해 벽두에 서울경제는 다음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을 제시한 "이런 차기대통령을 바란다"라는 3회의 시리즈를 게재합니다.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차기대통령의 자질에 대해 경제, 국민통합, 외교ㆍ안보 세 분야로 크게 나눠 조망해 봅니다.』 600년 만에 맞는 ‘황금 돼지해’라는 2007년.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는 설렘만을 느끼고 있기에는 너무나 중차대한 선택의 순간에 놓여 있다. 12월19일로 예정된 17대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이 새롭게 비상하느냐, 아니면 과거의 퇴행적인 모습을 되풀이하느냐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차기 대통령상(像)은 어떤 것일까. 다음 대선을 앞두고 서울경제가 사회 원로들과 학계 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얻은 해답은‘3만달러 시대’실현을 가능하게 만드는 리더십에서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계적으로 계산해서 차기 정부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을 5%로 잡을 때 집권 마지막 해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정치ㆍ경제ㆍ사회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것은 또 하나의 ‘신기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원로ㆍ전문가들은 3만달러 시대를 이루기 위해 우선 ‘경제 대통령’이 가장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 중대한 국면에 놓여 있고 자칫 ‘제2의 IMF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며 “3만달러의 미래 비전을 달성하려면 확실한 성장동력을 재가동해야 하며 이를 위한 강한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대통령’ 못지않게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끌기 위해서는 ‘국민 통합형 대통령’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의 불특정 타인에 대한 신뢰도를 뜻하는 ‘사회 신뢰도’는 10점 만점에 5점을 밑도는 등 이른바 ‘저신뢰의 함정’에 빠져 있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차기 대통령은 이념ㆍ지역ㆍ계층간 갈등 등을 통합할 수 있는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경제ㆍ국민 통합형 대통령’이 우리 내부의 역량을 추스를 요건이라면, ‘외교ㆍ안보(남북문제) 대통령’ 은 글로벌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간과할 수 없는 요건이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북아 지역이 갈등의 축(중국과 미국)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기 대통령은 중간자적 입장에서 국익을 관철할 능력을 갖춰야 하고 국제정치 흐름을 파악할 거시적 안목으로 국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통령은 무엇보다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는 조언이 있었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는 “참여정부는 집권 초기 동북아 중심국가라는 어젠다를 내세웠는데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볼 때 너무 실현 가능성이 없는 관념적인 주장에 불과해 실패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