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재 업체들 "반갑다 중동특수"

대기업 수주급증 힘입어…세원셀론텍·성광벤드 등 압력용기·밸브 수출 봇물

고유가에 따른 중동 특수 등에 힘입어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플랜트 수주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압력용기ㆍ밸브 등을 생산하는 중소ㆍ중견 기자재 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 1∼8월 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164억 달러에 이르고, 석유화학 플랜트 총 건설비 중 47% 정도가 기자재 제작업체(대기업 포함)에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ㆍ중견업체들도 상당한 수주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세원셀론텍은 최근 엘 안달루스LNG와 83억원 규모의 타워ㆍ드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도요엔지니어링에 172억원 규모의 압력용기ㆍ타워ㆍ리액터 등의 기자재를 오는 2008년 4월까지 제작ㆍ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원셀론텍은 올 하반기 매출 1,030억원에 영업이익 8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밸브업체인 에이스브이는 지난달 리비아 대수로공사 수주업체로부터 230만 달러, 기자재 공급업체로부터 150만 달러 상당의 구매 의향서를 받았다. 금강밸브도 나이지리아 유전개발 플랜트 등에 들어가는 보수용 볼 밸브 100만 달러어치를 납품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이 제품은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스 공급ㆍ차단 밸브의 산업용 버전. 지수근 팀장은 “나이지리아ㆍ이란의 유전ㆍ가스전 플랜트를 수주한 현대중공업과 GS건설 등으로부터 볼 밸브 납품자격을 따내 지난해 200억이었던 매출이 올해 3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관공사에 쓰이는 대형 관이음쇠(Fitting)를 생산하는 성광벤드도 조선해양ㆍ석유화학 플랜트 경기 호조로 올 2분기 매출액이 459억원(영업이익 6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 최대실적을 갱신했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36인치 이상 석유화학 플랜트용 스테인레스ㆍ합금강 제품의 매출증가로 수익성도 개선됐다. 삼성엔지니어링 산업플랜트 사업부문이 분사한 휴먼텍코리아는 지난 4월 국내 중견업체 최초로 620억원 규모의 해외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이 플랜트는 쿠웨이트 국립 산업단지 내 정유공장에서 나오는 코크의 불순물을 제거해 순도 높은 탄소를 생산하기 위한 것. 휴먼텍코리아는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수주 문의가 이어져 지금까지 1,900억원 어치를 수주, 올해 수주목표 2,500억원을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한편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 1∼8월 해외 플랜트 수주는 16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4억 달러)에 비해 74.5% 늘었고,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주액 158억 달러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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