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와 함께한 X-mas 이브

새벽 연장 개관에 크리스마스 이브 밤새 북적
실내악 연주·베스트 커플 선정 등 다양한 행사도

24일 새벽 연장 개관을 한 서울 시립미술관에는 성탄전야에 인파가 북적였다. 이날 로비에서 열린 ‘마티스앙상블’의 연주에 관람객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다. 김현수기자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 특별전이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은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의 시민들이 밤늦은 시간에도 작품 설명을 들으며 연말 분위기를 즐겼다.

마티스와 함께한 X-mas 이브 새벽 연장 개관에 크리스마스 이브 밤새 북적실내악 연주·베스트 커플 선정 등 다양한 행사도 박연우 기자 ywpark@sed.co.kr 24일 새벽 연장 개관을 한 서울 시립미술관에는 종일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로비에는 ‘마티스 앙상블’의 연주를 해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김현수기자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 특별전이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은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의 시민들이 밤늦은 시간에도 작품 설명을 들으며 연말 분위기를 즐겼다. 관련기사 • 피카소의 눈으로 본 마티스와 야수들 성탄의 빛이 서울 정동골을 밝혔다.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24ㆍ25일 서울 정동 서울시립미술관. 크리스마스를 맞아 국내 미술 사상 처음으로 새벽 연장 개관을 한 정동 미술관에는 24일 낮 시간 붐비던 인파가 25일 새벽으로 이어지며 국내에서 보기 드문 야수파 작품 감상에 흠뻑 빠져들었다. 24일 하루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총 3,500여명. 강추위의 한 겨울 관람객수로는 기록적 수치로 매표는 25일 새벽2시20분까지 계속됐다. 오후 들어 오랜만에 영상으로 오른 크리스마스 이브 날씨는 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다. 정동교회가 있는 정동거리는 이날 일찍부터 캐롤송이 거리에 울려 퍼졌고 그 울림은 서울시립미술관까지 닿았다. ‘미술관이 새벽까지 문을 연다’는 반가운 소식에 많은 관람객들은 한층 여유롭게 미술관을 찾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미술관내 관현악단의 캐롤연주와 세미클래식 연주까지 곁들여져 그 열기는 청계천과 시청주변의 흥청망청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차분하고 입가에 미소가 머무는 자리였다. 또한 오후엔 주최측이 관람객 중 베스트 커플을 선정하고 사은품을 증정하는 시간도 마련해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약 70쌍의 커플들은 전문가들이 찍은 즉석 디지털 사진에 즐거워했다.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 화가들’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11명의 단원들로 이뤄진 앙상블 공연. 저녁 7시부터 25일 새벽 1시까지 이어진 공연은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보태기에 충분했다. 이날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 음악인들은 각기 오케스트라나 챔버오케스트라 등에서 활동중인 사람들. 지휘자 나현수(러시아 그네신대학원 재학)씨는 “미술관이라는 장소의 연주제안을 받고 망설였는데, 막상 연주를 해보니 꼭 성당 같은 공명이 있어 아주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이 단원들의 첫 연주였는데 호흡이 너무 잘 맞아 계속 활동을 할 예정”이라며 단명(團命)을 ‘마티스앙상블’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티스앙상블’은 오는 31일에도 오후 7시부터 다음날 1월1일 새벽까지 미술관에서 연주를 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캐롤송에서부터 영화 ‘여인의 향기’의 탱고곡, 신효범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 등 다채로운 곡이 연주됐으며 관객들은 1층 로비에 마련된 20여개 좌석을 채우고 일부는 2층 3층 난간에 기대어 사진을 찍고, 연인과 어깨 춤을 추며 음악을 즐기는 등 일반 음악당에서는 보기 드문 자유스러움 분위기를 만끽했다. ○…이날 선정된 30쌍의 베스트 커플 중 한 사람인 회사원 김윤경(29)씨는 미국인 남자친구와 함께 밤늦게 미술관에서 찾았다. 그는 “전시가 새벽까지 이어져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면서 “회사원들의 경우 늦은 퇴근으로 미술관을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데 좋은 기회가 제공돼 매우 좋다”고 말했다. 2층 난간에서 음악 공연을 듣던 김지원(28)씨도 “연주를 하는 시내 유명 레스토랑 등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 남편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없을 것 같아 인터넷 서핑을 통해 마티스전 이벤트를 알게 됐다”면서 “연말 시즌을 여유를 갖고 늦은 시간까지 음악과 함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시회는 관람객층도 다양했다. 연인과 중년부부는 물론 노인 부부에 3대에 걸친 가족도 있었다. 미술관을 엄마와 찾으려 했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이지영(28)씨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문화 공연이 사실상 드문 우리 현실에서 늦은 시간까지 명화를 볼 수 있는 미술관은 그런 목적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며 “나이 드신 어른들도 쉬엄 쉬엄 여유를 갖고 볼 수 있도록 배려된 게 이번 전시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른 저녁을 부인과 먹고 세종문화회관, 청계천, 시청을 거쳐 미술관까지 왔다는 안상훈(60)씨는 공연이 끝나자 다른 젊은이 들보다 더 앵콜을 외쳤다. 그는 “젊어지는 기분으로 거리로 나왔다”면서 “찌든 일상을 활기차게 만드는 힘을 이번 전시회와 음악을 통해 얻어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2/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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