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급매물 '길목'을 지켜라

급매물 어디 없나요?
"싼 값에 잡자" 住테크 수요 부쩍 늘어
반포·판교·의왕등입주예정 대단지 주목
정부 규제 완화로 하반기 집값 반등 예상
서초·용산·송파 다주택자 매물도 노려볼만
뉴타운 지분은 상반기에 대거 쏟아질듯





『 ‘급매물 없나요?’ 최근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온통 ‘급매물’만 찾는 사람들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급매물은 보통 시세보다 많이 낮게 나오는 게 특징. 전용면적 85㎡의 경우 일반 매물보다 1억원 넘게 싸게 나오기도 한다. 이를 잡으면 집값이 더 떨어져도 손해를 볼 가능성이 적은데다 경기가 회복세로 반전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시내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급매물을 잡는 것, 이는 부동산투자에서 가장 확실한 성공 방법이라고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서울 지역 요지의 급매물은 대부분 소화됐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공급이 많아지는 지역에선 어김없이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는 곳,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지는 곳 등은 구조적으로 급매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은 물론 부동산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놓쳐선 안될 포인트다. 』 불황기의 부동산 재테크는 급매물을 잡는 것 외에 뚜렷한 게 없다. 전반적으로 집값이 아직도 하락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고점대비 20~30%가 넘게 떨어진 급매물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매수자 중심의 시장에서는 1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가격에 급매물을 낚아채는 일도 종종 나온다. 업계에서는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완화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 가격이 소폭의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가장 탄력 있게 집값이 오를 수 있는 지역은 역시 서울 및 수도권의 블루칩 아파트들이다. 올해에는 과연 어디서 이 같은 블루칩 급매물을 구잡을 수 있는 지, 급매물이 나올 수 있는 ‘길목’을 분석해봤다. ◇하반기 대단지 입주 급매물 매수 적기=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가 잇따라 입주할 경우 일시적으로 급매물이 나온다. 잔금 마련에 부담을 느껴 집을 내놓는 2주택자들의 매물이다. 지난해 서울 잠실 지역에서는 6,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분양가 이하의 급매물이 나오고, 전세금이 속절없이 떨어지기도 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총 11만3,64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하반기인 10월과 12월 수도권에 대단지 입주가 예정돼 있다. 경기도 의왕시에서는 10월에 포일자이가 입주한다. 82㎡~204㎡형 2,540가구의 매머드급 대단지로 이뤄져 있다. 현재 82㎡형의 분양권 시세가 약 3억~3억7,000만원 선이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판교에서도 10월에 입주가 가장 많이 이뤄진다. 휴먼시아 푸르지오, 휴먼시아 e-편한세상 등 5개 단지에서 약 2,000여 가구의 집들이가 시작된다. 최근 정부의 규제완화로 판교 중대형의 경우 입주 직후 전매가 가능해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12월에는 경기도 광명시를 주목해 볼 만하다. 광명시 철산동에서는 주공 2단지(1,264가구)와 주공 3단지(2,070가구)가 재건축 공사를 마치고 12월에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반포래미안 퍼스티지(2,444가구)가 가장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반포래미안은 반포주공2단지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재건축한 아파트로 6월께 입주 예정이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올해 경기도에서는 광명, 의왕 등에서 입주물량이 풍부해 분양권이나 전셋집을 찾기가 수월할 것으로 보이며 서울은 상대적으로 입주물량이 적어 입주에 따른 가격 하락이 뚜렷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매물 서울에서 쏟아진다=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다주택자들 매물이 집중돼 있는 지역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동안 팔고 싶어도 양도세 때문에 팔지 못했던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면 싼 급매물을 잡을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6일 양도세 중과 폐지방침을 밝힌 이후 서울 송파ㆍ서초ㆍ광진ㆍ용산 등에에서 아파트 매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경기도 용인, 분당 등 주로 수도권 남부축에서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처치센터장은 “수도권 외곽보다도 오히려 서울에서 부촌으로 평가 받는 똘똘한 지역에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송파 서초 용산 등 서울 최고의 블루칩 지역에서 의외로 싼 가격에 주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가 양도세 중과 폐지 방침이 발표된 이후 1주일 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송파구는 1주일동안 2,276건의 매물이 새로 나와 그 전 주 413건에 비해 매물이 약 5배 이상 늘어났다. 서초구 역시 261건에서 636건으로 갑절 이상 늘었으며 광진(93건→274건 )과 용산(51건→161건)도 크게 증가했다. 이들 지역에서 시세보다 싼 매물들의 경우 지금 사도 집값이 떨어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뉴타운 지분은 상반기에 잡아야=지난해 서울 부동산 시장 투자 1순위로 꼽혔다가 경기침체로 찬밥신세가 된 뉴타운 지분도 올해 상반기 매물이 일시적으로 많아질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뉴타운에서는 20㎡ 이상 토지를 거래할 때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며, 거주목적이 아니라면 매매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뉴타운 내 토지거래허가 기준을 크게 완화함에 따라 매매 가능한 지분 매물들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앞으로는 뉴타운 내에서도 국토계획법에 정한 기준에 따라 주거지역 180㎡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토지거래 허가 대상이다. 사실상 뉴타운 내 대부분의 지분들을 토지거래허가 없이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대형 지분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림에 따라 그 동안 거래가 되지 못했던 매물들이 올 상반기 일시에 거래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뉴타운 시장에서는 지난해 지분 값이 고점일 때 많은 대출을 일으켜 산 매물들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지역은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동작구 흑석뉴타운, 마포구 아현뉴타운 등 서울에서도 유망 뉴타운으로 꼽히는 곳이다. 한남뉴타운은 대지 20㎡ 가량의 재개발 지분이 2억5000만~3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마포구 아현뉴타운은 20㎡ 이하 지분 가격이 지난해 말 3.3㎡ 당 3,5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2,200만∼2,500만원으로 급락했고 50∼60㎡ 대지지분 빌라는 급매물이 3.3㎡당 1,800만원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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