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OS)시장을 놓고 대격돌을 예고했다. 특히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모바일 헬스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타이젠 개발자회의와 애플 세계개발자대회를 개최하고 차세대 신병기를 공개했다.
이날 삼성은 건강관리 기기와 시스템 시연에 이어 갤럭시 S5에 들어간 헬스케어 기능을 그대로 이어받은 첫 타이젠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애플 역시 스마트폰과 컴퓨터용 새 OS인 iOS8과 아이폰6에 들어갈 iOS8에 각종 앱과 기기를 통해 수집한 생체 정보를 모아 재가공하는 플랫폼 '헬스킷'도 선보였다.
애플이 이날 선보인 헬스킷은 맥박과 혈압·호흡 등 생체 신호를 판독하는 기기나 앱에 주로 사용된다. 또 의료기관이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추적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했다. 단순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종합 의료 지원 OS로 발전시켜 모바일 헬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존에 핏빗과 조본 등의 웨어러블 기기나 나이키 러닝앱 등을 통해 측정한 개인 활동량과 몸무게, 심장박동, 혈압, 수면 상태 등의 정보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부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헬스킷은) 헬스케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집한 사생활 정보를 보호하고 개별 앱의 개인 정보 수집도 제한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공세에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행사장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서 행사를 갖고 타이젠 운용체제가 탑재된 첫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Z'를 공개했다. 당장은 새로운 모바일 운용체제인 '타이젠' 보급에 주력하기 위해 러시아와 인도 등 신흥 개발국 시장 선점을 위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표방하면서도 지문인식 센서를 채용해 모바일 헬스 시장 공략도 동시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5에서 선보였던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S헬스'도 함께 지원한다. 여기에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심박측정 기능이 더해진 스마트워치 제품과 연동이 가능하도록 해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시장을 주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개방형 플랫폼인 '삼성 디지털 헬스'를 공개하고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타이젠 개발자 행사를 통해 제품을 공개하고 3·4분기 중에 출시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양분했던 스마트폰 OS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 iOS의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고 안드로이드도 고점을 찍은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이 반격에 나선 데 이어 타이젠까지 출사표를 내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은 4파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