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병실이나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를 방문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 등 위생수칙만 제대로 지켰어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를 대폭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가 발표한 메르스 환자 유형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환자 162명 중 58명(36%)이 환자의 가족 또는 방문객인 것으로 드러났다. 바꿔 말하자면 환자 방문 시 마스크 착용과 방문 전후 손 씻기 등의 위생수칙을 제대로만 실천했어도 이들의 감염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메르스 감염자 중 환자의 가족과 방문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병원 환자(47%)에 이어 가장 많게 나타나 향후 메르스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외에 간호사·의사 환자가 14명(9%)으로 뒤를 이었고 간병인과 기타 병원 관련 종사자 등이 각각 7명(4%)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병실이나 응급실을 찾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으나 이전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병원을 찾는 방문객은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특히 중증 환자가 많은 대형병원 응급실은 환자의 비말(침)이 병원 곳곳 여기저기에 묻으면서 이를 만지는 방문객들의 손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특히 응급실 방문객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과 함께 이용 전후 손 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건당국도 병원 방문객들을 통한 메르스 전파가 심각하다고 보고 병원 응급실 방문객 명단을 작성하도록 지시하는 등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복지부에 열린 브리핑에서 "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 내과 계열 외래진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 방문객 명단을 작성할 것을 권고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