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달라진 부동산 투자 환경

이성엽 EY한영회계법인 감사본부 전무


기업 회계에서 자산은 미래에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때의 경제적 이익이란 직간접적으로 미래 현금 흐름에 기여하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기업이 공장이나 기계장치 등의 유형자산으로부터 기대하는 현금흐름은 두 가지다.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판매하는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되는 현금흐름은 '사용가치'라고 한다. 해당 자산을 기업 외부에 판매해 얻게 되는 현금흐름은 '처분가치'로 구분한다.

그동안 회계장부에 유형자산은 해당 자산의 취득원가에서 연도별 감가상각비를 차감한 수치를 장부가액으로 기록했다. 그러나 기계적이고 산술적인 계산으로 이뤄지는 전통적인 감가상각만으로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감액손실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감가상각비를 기존대로 처리하되 감가상각비를 반영한 순장부가액이 미래 현금흐름 추정액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차액을 감액손실로 처리하는 것이다.

감손회계가 처음 도입되고 기업의 회계실무자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것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금흐름에 대한 추정은 기업환경의 변화 가능성 등에 대한 다양한 경제학적 가정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국내 부동산 시장 업계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강보합세를 보이는 주택 시장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물가상승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대목이다.

이와 같은 요인을 감안하면 주택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은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선 데 따른 일시적인 효과일 뿐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결과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더 이상 전세 가격 상승이 주택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택 시장에서 전세금이 상승하고 월세로 전환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주택 시장 참여자의 시각이 점차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상업용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택 역시 월세 수입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주택 시장에 직접 투자해 초과이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주택의 미래 월세 수입 기대치에 따라 수익률을 계산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주택에 대한 수익률 계산과 가격 예측 역시 기업 회계에서 자산의 가치를 추정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주식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에서도 미래의 가치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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