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채, 브라질 국채 대체할까

출구전략 영향 덜 받아 매력적
우리투자증권 이르면 이달 시판
"稅혜택 없어 장점 적다" 평가도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가 주춤하면서 러시아 국채가 증권사의 신상품 판매목록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러시아 국채 판매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달 말께 시스템점검을 마무리해 전국 지점을 통해 러시아 국채 판매를 시작한다. 또 러시아 국채투자와 관련된 설명회도 여는 등 마케팅도 적극 펼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국채를 출시한 이유는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면서 투자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는 비과세라는 점이 부각되며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하면서 브라질 헤알화가 급락해 브라질 채권 보유자들이 10%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러시아 국채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에서 브라질 국채보다 강점이 있다. 이은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세계 4위의 외환보유고(4,700억달러)를 나타내고 있어 아시아 신흥국처럼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불거진 지난 5월 이후 브라질 국채의 금리가 3.5%포인트 가량 움직이며 출렁였지만 러시아는 1.16%포인트 가량 움직이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금 혜택이 없어 브라질 국채를 대신할 만한 장점이 적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8% 가량되지만 매매 수수료와 세금을 제하면 실제 기대 수익률은 5% 후반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브라질 국채는 한국과 브라질 간의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이 비과세되는 데다 토빈세(6%)가 폐지돼 세금부담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또 과거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전례가 있어 신뢰도가 낮은 데다 투자자들이 신흥국 채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는 점도 악재이다.

이재문 삼성증권 SNI서울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러시아는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여서 브라질 국채와 비슷한 추이를 나타낼 것"이라며 "과거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점과 세금 혜택, 금리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러시아 국채를 브라질 국채보다 매력적으로 보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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