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검증할 독립기구 만들자

한국교총 제안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교육단체인 한국교총이 정권과 이념에 영향을 받지 않는 '국가교육과정위원회(가칭)'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정부와 정치권대로 교과서 사태 후속대책으로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어 또 다른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교총은 10일 한국사 교과서 심의가 '역사전쟁'으로 까지 비화되면서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을 막으려면 국가교육과정위원회를 상설로 가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무성 교총 대변인은 "교육부가 교육과정과 교과서 검증을 위한 편수조직을 만들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념과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권익위원회와 같은 독립기구의 설치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교육부가 교육과정과 교과서 검정, 감수를 위해 편수조직을 만들 경우 이를 주도하는 역할을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기더라도 정권과 이념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때문에 소모적인 논쟁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교육부 내 편수조직보다 독립기구 설치가 더 낫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교총은 국가교육과정위원회에는 편향되지 않은 이념을 가진 교육과정과 교과서 전문가들과 현장 교원 중 교육전문직으로 발탁된 전문 인사들을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기구는 이념을 벗어나 '팩트'에 충실해야 한다는 등의 확실한 검정, 감수 기준 등을 정립하고 운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 등 정치권은 이날도 한국사 교과서 사태 후속대책을 놓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역사 교과서의 경우 국정교과서 체제로 환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해 어린 세대의 역사인식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교육부의 편수조직에 대해서도 국정교과서 체제 환원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여야 정치권, 행정부, 교사, 학부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법적기구 '국가교육위원회(가칭)' 구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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