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추가 취득했다. 삼성 측은 시너지 효과 차원에서 매입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양사 간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13일 삼성SDI로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203만6966주를 1,130억5,20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주식은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지분(5.09%)을 전량 매수하는 것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오고 있다. 이번 주식 취득에 따라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보유주식은 총 312만4,222주로 늘어나며 취득 후 지분율은 7.81%가 된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에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로 오르게 된다.

　삼성은 이날 계열사 간 지분 조정에 대해 양사 간 시너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건설과 엔지니어링에 비슷한 영역이 많다”며 “지분매입은 이 같은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계속되는 지분매입이 양사 간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링과 건설 간의 합병이 여러모로 가능하다”며 “이번 지분매입도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도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모두 사들이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주식 총 739만6,968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주당 취득가액은 3만5,700원으로 총 2,640억7,200만원에 이른다. 이로써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은 3,986만5,836주로 늘어나고 지분율도 기존 28.02%에서 34.41%로 높아진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지분 37.45%를 보유한 삼성전자이며 삼성생명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2대 주주 자리를 유지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재무투자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수익 확보가 예상돼 해당 주식 취득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정기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무리 짓자마자 잇따라 계열사 지분이동을 단행한 것은 사업 구조조정 및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등을 염두에 둔 포석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같은 작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 오너 3세의 후계구도와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작업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앞으로도 계열사 사업재편 및 합병 등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