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사면 주가하락?

매수세 역이용 개인들 '물량털기' 나서
에이스디지텍등 지수보다 하락폭 커

코스닥 시장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들이 외국인의 매수 시점을 틈타 대거 물량을 처분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주가가 오른다는 통설과 달리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악재에 민감한 불확실한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자 개인들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역이용, 물량 털기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종목들이 대체로 ‘내재 가치주’라는 점에서 저가 매수 메리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산 종목, 주가 맥 못 춰=18일 코스닥 증권 시장에 따르면 6월 들어 외국인 지분 증가율 상위 20개사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25%수준인 5개사였다. 특히 이 달에 외국인과 개인은 단 하루를 제외한 전 거래일에 매수와 매도의 포지션을 달리하는 정반대의 매매 패턴을 보였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포착되면 바로 개인들이 추격 매수하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인 셈. 실제 아시아나항공ㆍ한글과컴퓨터ㆍ심텍ㆍ에이스디지텍 등은 이 기간 지수 하락률(8%)과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고, LG텔레콤ㆍ파라다이스 등도 내리막을 탔다. 에이스디지텍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12%대에서 15%대까지 올랐지만, 주가는 무려 17%가량이나 빠져 외국인의 매수가 약세 장에서 수급개선의 효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시장 관계자는 “개인들이 외국인이 사들이는 규모의 2배 가량을 처분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증시 주변의 불투명성이 여전해 매매비중의 80%를 차지하는 개인의 추가적인 증시 이탈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저 평가 우량주 노릴 때라는 지적도=극도의 투자 심리 위축을 역이용 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이 이 달 들어 100억원 가량의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도 꾸준히 사들이는 종목은 실적 시즌을 맞아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 PCB업황의 호조로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심텍, LCD부품주 중 단연 두각을 보이고 있는 삼진엘앤디 등은 주목해 볼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한 증권 전문가는 “프리어닝 시즌이 다가온 만큼 그동안 하락했던 실적 우량주들로 매기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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