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중국인의 한국 비자 발급 건수가 평상시의 5분의 1로 줄었다. 20~30% 감소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 방문을 꺼리는 셈이다.
24일 주중 한국 대사관은 “한국에서 메르스가 발병한 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의 비자 발급 건수가 평상시보다 최대 5분의 1까지 줄었다”며 “특히 단체 관광객들의 비자신청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이 정확한 통계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메르스 발병 전 하루 평균 1만5,000여 건이던 비자 발급 건수는 3,000여 건으로 줄어든 상태다. 대사관 측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을 재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 기피현상은 단오절 연휴(20~22일) 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중국 경제일보는 지난 단오절 연휴 기간 중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한국에서 일본, 싱가포르 등으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여행사인 캉후이는 “한국에서 메르스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100엔당 위안화 환율이 5위안에서 4위안으로 떨어지며 오사카, 오키나와 등 일본 각지로 중국인들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HSBC는 22일 “메르스 탓에 6~8월까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20% 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같은 기간 80~14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19일 한국관광공사는 “(메르스가 확산된) 1일 이후 한국 방문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은 12만5,150명으로 이 가운데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취소자가 9만3,255명(74.5%)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