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항공기 좌석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저가 항공사들이 이코노미석에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좌석 앞뒤 간격을 좁혀 추가로 자리를 만들자 과거보다 몸집이 커진 미국인들은 이에 불편해하며 잦은 다툼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저가 항공사들의 20년 전 이코노미 좌석 앞뒤 간격은 평균 86㎝였지만 현재는 76~81㎝로 10%가량 좁혀진 상태다. 저가 항공인 스피릿항공의 경우 좌석 간격이 키가 작은 사람조차 비좁게 느낄 정도인 71㎝까지 좁혔다.
또 미 항공사들은 좌석 쿠션 부피와 승무원들의 음식료 준비공간을 줄이고 좁은 좌석 간격에 따른 승객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등받이의 앞뒤 기울임 기능을 없애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스피릿항공은 이를 통해 한 비행기에 28개의 좌석을 추가로 마련할 수 있었고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연간 2억달러를 절약하고 있다.
반면 과거보다 몸집이 커진 미국인들은 이런 항공사 움직임에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미국인들의 평균 몸무게는 9㎏ 이상 늘었으며 허리둘레도 약 6㎝ 불어났다. NYT는 승객 간 직접적 말다툼은 물론이고 앞좌석을 뒤로 젖힌 사람에게 눈치를 주기 위해 무릎으로 앞을 노골적으로 친다거나 등받이의 기울임을 사전에 차단하는 무릎보호대를 지참하고 탑승하는 승객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는 고객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어 항공기 평균 탑승요금을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