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3대 리스크' 경고음

1)과도한 외화차입 2)대출 쏠림 3)시장형상품 의존
실물경제와 동시불안 우려… "선제대응 필요"


금융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금융시장은 ▦과도한 외화차입 ▦중소기업ㆍ부동산 대출 쏠림 ▦자금조달과 운영에서의 시장형 상품 의존 심화 등 내적인 3대 불안요인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경제가 고유가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하의 고물가)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도 동시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융합 리스크(conflation risk)’가 한국경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당국과 연구기관에 따르면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우리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은 미국이나 유럽 금융기관에 비해 아직 재무구조 등에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적 불안요인이 점차 커져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우선 중소기업과 부동산발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다. 은행은 물론 보험ㆍ증권사들도 PEF를 통해 중기ㆍ부동산 대출을 수년간 크게 늘려왔다. 그러나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이 부문의 연체율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 2007년 말 1.0%에서 올 3월 1.3%, 상호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올 들어 11%를 돌파했다. 최근 수년간 자금이탈로 은행채 발행과 외화차입에 의존해온 은행 역시 조달비용 상승과 차입기간 단축이라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수면 밑에 있는 유동성 문제는 언제든지 다시 급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은행ㆍ증권ㆍ보험사 등이 변액보험ㆍ은행채 등 시장성 상품에 의존해 자산규모를 키워온 것도 불안요인으로 지목된다. 채권ㆍ주식시장이 급변동하면 금융기관의 대규모 평가손 발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때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불안해지는 ‘융합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여건이 좋아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중소기업 워크아웃 활성화, PF 점검 등 선제적 리스크 대응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