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차이 아시나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연일 관련 뉴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많은 매체들이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호국영령(護國英靈)'이란 용어를 혼용하고 있어 이를 지적하고자 한다.

광복회 조사로는 지난 한 주만 해도 크고 작은 언론 여러 곳에서 '순국선열'이란 용어를 잘못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언론들의 잘못된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호국 전사자의 비석 사진을 찍어 놓고 기사와 제목은 '순국선열'로 쓰거나, 사진과 기사 모두 호국영령에 관해 쓰여 있는데 제목은 '순국선열'로 뽑혀 있는 경우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개념 자체가 분명히 다르다. 국어사전에 순국선열은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은 윗대의 열사'라고 돼 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독립투쟁을 벌이다가 전사ㆍ옥사ㆍ병사한 이들이 바로 순국선열이며, 이들의 숫자는 독립운동 참여자 연인원 300만명 중 15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호국영령의 사전적 의미는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명예로운 영혼'이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장에 나가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이들이다. 세월이 흐른 오늘에 이르러 그 숭고한 희생의 경중을 논하는 것 자체는 난센스다. 하지만 나라가 없을 때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과 나라의 부름을 받고 참여한 것은 분명 다르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에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國權侵奪) 전후로부터 지난1945년 8월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 반대나 항거로 인해 순국한 자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ㆍ건국포장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자'라고 정확한 정의가 내려져 있다. 대한민국의 건국공로자들이 바로 순국선열인 것이다.

현충일이 호국영령들의 희생과 넋을 위로하는 날로만 인식된 지 이미 오래다. 이렇게 된 데는 '호국보훈의 달'행사가 다양하지 못하고 호국영령의 비석을 돌보는 행사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또 일선 학교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바라건대 '호국보훈의 달'을 기리면서 서울 현충원 충열대 주변이나 대전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잠들어 계신 '순국선열'에 대해서도 언론이 관심을 가져 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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