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등교육재정교부금 공청회에 참석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의 거듭된 거부 입장으로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 문제가 풀리지 않은 탓인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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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쇄신의 성공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달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ㆍ29 재보선 참패 수습책으로 추진되는 여권 쇄신의 '열쇠'로 부상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가 청와대 회동을 통해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급제동을 걸면서 한나라당이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반대입장 표명은 매우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의 반대입장 속내에 대해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그 동안 주류인 친이명박계의 홀대에 대한 몽니일까, 아니면 차기 대권 행보를 위한 다른 의도가 깔려있는 것일까.
◇국정동반자 인정 없으면 독자행보 지속=정치권은 일단 전자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진정한 국정동반자 또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데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것이다. 이전에도 '박근혜 총리', '친박 장관 입각' 등 여러 차례 양측간 갈등봉합 시도가 있었지만 이번에도 진정성이 결여된 임기응변식 제스쳐에 불과해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은 "당직 몇자리 주면서 양측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발상은 박 전 대표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진정성이 담긴 화해의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갈등봉합을 커녕 한 지붕 두 가족 스탠스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대권 고려 내년 지방선거까지 국정참여 자중=특히 친박 진영은 재보선 참패를 비롯해 6월 국회부터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충돌이 본격화되는 등 여권이 계속해 실패의 늪으로 빠지는 상황에서 구지 발은 담글 필요가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주류가 현 위기 상황에 대해 친박 진영을 지렛대 삼아 탈출하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주류측 친이계 핵심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원내대표를 친박계 의원이 맡을 경우 박 전 대표의 의중이 실린 것처럼 포장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친박 진영 내부적으로 차기 대권을 위해 내년 지방선거 이전까지는 박 전대표가 홀로 정치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한 재선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주류측이 홀로 국정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이 좋다는 게 박 전 대표의 뜻으로 안다"면서 아직은 친박 진영의 국정참여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진정성 갖고 손 내밀며 화해 가능성=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에 이어 여권의 2대 주주로, 이명박 정부의 국정혼란에 대해 계속 '나 몰라라' 할 수만은 없다는 말도 나돌고있다. 이 대통령의 포용력 부족했다는 지적이 우세하지만, 박 전 대표로서도 이 대통령이 진전성을 갖고 손을 내밀면 끝까지 뿌리칠 수 없어 양측간 화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성사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