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 증시에 주는 영향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는데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30일 원.달러 환율은 1,02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가 결국 4.50원 오른 1천23.60원으로 마감됐다. 환율 1천20원대는 한달만에 보는 수준이다. 환율은 1천원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하락 기조를 이어가다가 지난 10일을 저점으로 해서 상승 반전, 지난달 24일에 1천10원선을 회복하더니 며칠만에 1천20원선도넘겨버렸다. 그동안 환율이 장중 세자릿수로까지 떨어지면서 음식료주와 운송주, 한국전력등이 일부 수혜를 입기도 했지만 정보통신(IT)주와 수출주들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상당히 타격을 입었고 시장 전체에도 큰 짐이 됐다. 그런데 거꾸로 환율이 반등했는데도 지수는 3.51포인트(0.37%) 하락하는 등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업종, 종목별로도 수출이 많아 원.달러 환율 상승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차는 2%넘게 추락했으나 원화 강세 수혜주인 한국전력은 0.39% 상승했고 음식료주도 0.24%내리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들이 전방위로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업종별, 종목별로 차별화될 여지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환율 상승이 기조적인 것이 아니고 외국인 배당금 유입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대증권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이 시작된데다 외국인 매도 자금 환전과 월말 네고 물량까지 겹치면서 외환 시장이 교란된 것으로 해석돼 환율 상승이 이날 증시에 변수로 작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도 "외국인 주식 매도 자금이 외환시장으로 흘러들어간데 따른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환율 상승이 외국인 매도를 유발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삼성증권 손범규 애널리스트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일부에서는 환율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외국인들이 더 오르기 전에 차익실현을 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다만 환율이 적정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간다면 긍정적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원증권 김 애널리스트는 "IT주와 수출주들의 실적 전망이 바뀌고 실적 발표무렵에 이들 종목의 주가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손 애널리스트도 "환율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펀더멘털즈 분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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