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불안한 중국시장, 변화에 주목하자

김선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세계 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말 한마디에 세계 증시의 수혜 종목이 달라진다.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자동차·고급주류·해외여행 시장 등이 경직되기도 했다. 전 세계 나라가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열을 올리는 탓에 어느 곳에서든 '打折(세일)'이라는 중국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올해 들어서는 체육진흥 정책에 방점이 찍히며 중국 내에서 유럽의 유명 축구단과 친선경기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유럽의 프로축구 구단은 한자로 선수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으며 중국 프로축구 구단인 광저우 에버그란데타오바오가 주식시장에 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유아용품 및 세제 등의 광고에도 축구 관련 내용이 꼭 들어가고 있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위안화 환율 평가절하 조치로 인해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수출과 관광산업에 비상에 걸렸다. 중국 증시의 연이은 하락으로 원자재 가격의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곳곳에서 나온다. 알리바바·하이얼·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성장세도 위협적이다.

냉정히 보면 현재의 중국 증시는 매우 불안정하다. 중국은 정치와 경제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지수가 폭락한 데는 경제 외에도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변동성이 높아지고 모든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변화가 있다. 중국 국영기업의 경영진이 활발하게 교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중국 2위의 동풍자동차와 3위 기업인 이치자동차의 회장이 교체됐다. 24일에는 중국 3대 국영 이동통신사(차이나모바일·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콤)의 경영진이 바뀌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항공업계와 해운업계의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갑자기 '중대 사항 발생'을 이유로 주식거래 중단을 공시했다. 관련 기업들의 통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생각보다 훨씬 큰 틀에서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단기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중국이 발표하는 정책을 해석하면 오류에 빠지기 쉽다. 중국이 7%의 성장률을 맞추려는 이유만으로 위안화 정책을 갑작스럽게 바꾼 것도 아니고 경기 안정화만 겨냥해 예금금리 상한선을 폐지한 것도 아니다. 중국이 2012년 발표한 '자본시장 3단계 정책'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금리를 시장상황에 맞추고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만들며 주식·부동산·채권시장을 외부에 개방하도록 돼 있다. 국유기업의 개혁 역시 단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 중국은 4년 전 각 산업 내 1위 업체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시키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계획을 앞두고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명 현재의 변화가 향후 중국 경제의 동향을 뒤바꿔 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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