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중국 국방비… 미·중 또 으르렁

美 "실제보다 20% 축소 발표"
中 "내정 간섭" 강한 반발

최근 사이버스파이 문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분쟁 등으로 날선 대립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또다시 맞붙었다. 중국이 실제 국방비를 축소 발표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지적에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중국의 지난해 실제 국방비는 정부 공식발표 외에 군에 투입된 다른 자금과 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투자금을 고려하면 1,450억달러(약 148조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보도했다.

중국 국방비에 대한 미 국방부의 추정치는 지난해 중국 정부의 공식 국방예산 1,195억달러(약 122조원)보다 21% 높은 수준으로 보고서는 "중국의 형편없는 회계 투명성과 여전한 중앙통제식 경제로 인해 정확한 산출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중국의 군비투자가 대만과의 충돌에 대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분석하면서 최근 영유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남·동중국해 사태 대비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중국 국방부는 6일 홈페이지에 논평을 내고 "미국 보고서는 중국의 정상적인 국방 및 군대 건설을 멋대로 비난하고 중국의 군사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며 "이는 극도로 잘못된 방식으로 우리는 이에 대해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 보고서 내용을 보도하며 "중국의 국방비 지출과 무기 개발, 인터넷 안보 등에 멋대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은 이어 "미국의 주장은 객관적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의 정당하고 정상적인 국방건설을 함부로 비난하는 일"이라며 "이는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양국 군사 및 정치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지난해 국방예산(1,195억달러)은 러시아(695억달러), 일본(569억달러), 인도(392억달러) 등 주변국보다는 많지만 미국(4,955억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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