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들어간 STX팬오션의 회사채 판매과정에서 일부 불완전판매(필요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투자하게 하는 것) 소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당국에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투자자가 120여명을 넘어서고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STX팬오션 회사채 판매과정에서 일부 증권사의 불완전판매 정황을 포착했다.
전문적 금융투자가나 기관이 아닌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팔면서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이다. 금감원은 STX팬오션 판매 증권사로부터 판매 당시 직원과 고객 간 대화 녹취자료를 받아 검토하고 있다.
STX팬오션의 회사채 판매 중 문제가 되는 것은 증권사가 인수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분량이다. 동양증권 등 주로 개인투자자 고객이 많은 증권사가 STX팬오션 회사채를 많이 팔았다.
현재까지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STX팬오션의 기업어음과 회사채 규모는 6,3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랜 단골인 개인투자자를 상대하는 증권사에서 불완전판매가 일어나기 쉽다"면서 "STX팬오션 회사채는 전국적으로 팔렸는데 증권사가 전화로 투자를 권유하는 과정에서 높은 금리를 강조하며 앞으로 산업은행이 인수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거나 규정에 따라 설명했더라도 투자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STX팬오션 투자자의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금감원 분쟁조정국에 신고한 사람은 29명 정도였지만 현재는 120여명으로 늘어났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만큼 회생계획안이 나와야 손실금액을 알 수 있으므로 이후에 추가로 신청자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불완전판매로 판명돼 배상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양증권이 지난해 4월과 6월에 판매한 '마이W 밸런스드 채권형신탁 8·11호' 상품의 30%가량을 STX팬오션 회사채로 채웠지만 특정금전신탁으로 투자자가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은 투자자를 직접 만나 판매했고 투자자가 자필서명으로 투자를 승인했다"면서 "STX팬오션 회사채를 팔 당시에는 상황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나빠졌다고 해서 증권사에 투자권유에 따른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