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아웃소싱 분야 제2의 친디아 꿈꾼다

넓은 대지·값싸고 젊은 노동력
정부 전폭적 지원 무기 삼아
제조업·IT 아웃소싱 메카 부상


아프리카가 제2의 친디아(Chindia·중국+인도)를 꿈꾸고 있다. 넓은 대지와 값싼 노동력, 전폭적인 정부 지원 등을 바탕으로 한 아프리카 국가 들이 제조업·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 기업들을 끌어들였던 중국과 인도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나인웨스트·게스 등의 신발 외주업체인 중국 후아지안은 지난 2012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제조공장을 설립, 한해 200만켤레의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수도의 주요 거점지역에서 공장까지 약 30㎞의 거리를 이동하는 데 차로 2시간이 걸릴 정도인 도로사정과 잦은 정전 등 열악한 인프라에도 장후아롱 후아지안 최고경영자(CEO)가 에티오피아를 선택한 것은 저렴한 인건비 때문이다. 후아지안은 현지인 3,50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근로자들의 월급은 30달러 정도로 중국인 평균 월급인 560달러의 10분에1에도 미치지 못한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후아지안 공장의 사례는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와 관련한 새로운 트렌드"라며 "당초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을 대상으로 했던 중국의 투자가 최근 제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저렴한 노동비용을 앞세워 전세계 제조업 공장을 대거 유치했던 중국이 최근 비싼 인건비 때문에 자신들의 공장을 다시금 아웃소싱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저스틴 린 위푸 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는 "에티오피아·케냐·레소토·르완다·세네갈·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 수출업체가 창출하는 제조업 일자리를 차지하려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아프리카 대륙 내 1위 외주유치 국가인 이집트를 비롯해 가나·앙골라 등은 글로벌 의류업체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프리카는 단순히 값싼 노동력을 넘어 생산을 담당하는 젊은 노동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조업 아웃소싱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리카 54개국 11억 인구의 평균 연령은 2010년 현재 23.5세에 불과하며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5억명에 이른다. 3월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아프리카의 성장과 기회법'을 통해 의류·섬유·에너지 분야에서의 아프리카 수입물품에 무관세·무쿼터 특혜를 부여하는 등 글로벌 각국은 아프리카를 새로운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아프리카를 기회의 땅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제조업 분야에 머물러 있지 않다. 케냐와 모로코 등 아프리카 신흥강국들이 IT 외주 유치에 적극 나서며 이 분야의 전통적 강국인 인도를 위협하고 있다.

케냐는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IT허브를 목표로 수도 나이로비에서 60㎞ 떨어진 마쿠에니 카운티에 아프리카판 실리콘밸리인 '콘자 기술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KOTRA 카사블랑카무역관에 따르면 모로코 정부는 카사블랑카 및 라바트 지역에 IT 아웃소싱 지구를 설립, 80여개의 글로벌 기업을 유치한 데 이어 테투안·페즈 등 지방도시에도 유사한 아웃소싱 지구를 만들어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온라인 매체인 올아프리카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우간다 정부는 IT 분야 업무처리 아웃소싱(BPO) 산업을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집중 육성 분야로 선정해 관련 표준화 작업에 나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