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길음동에 사는 김양육(38)씨는 17일 정부의 월소득 450만원 이하 중산층 무상보육 지원 기사를 읽고 들떴다. 내년이면 아내가 출산을 하는데, 정부로부터 아이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그의 바람은 ‘기대’로 끝날 듯하다. 보육료를 지원하는 기준은 월급이 아닌 ‘소득인정액’ 기준이기 때문이다. 월소득이 낮아도 집도 있고 차도 있는 김 씨로서는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이 월 450만원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 소득인정액은 ‘월소득액+재산환산액’이다. 월소득액은 1년간 받은 소득을 12등분해서 계산한다. 여기에는 회사에서 받는 연봉은 물론 은행이자, 주식배당금, 월세 등이 포함된다. 재산환산액 계산은 다소 복잡하다. 일반재산(주택, 토지), 금융자산(예금 등), 승용차 등을 각각의 기준에 맞춰 매달 얼마의 소득가치가 있는지를 따진다. 주택의 경우 융자금과 기초공제액(광역시 5,400만원, 중소도시 3,400만원, 농어촌 2,900만원)을 빼고 월 비율을 곱해 3등분하는 방식이다. 승용차는 생업용(출퇴근 제외), 화물트럭 등을 제외하면 100% 소득으로 인정한다. 김 씨가 회사로부터 받는 금액은 월 333만원. 하지만 길음동 뉴타운에 4억7,000만원짜리 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제액과 융자금을 빼도 무려 439만원의 소득환산액이 생긴다. 여기에 2,000만원의 예금과 800만원짜리 준중형차까지 합치면 월 소득인정액은 881만원으로 불어난다. 결국 김 씨는 정부가 말하는 ‘상위 30%’에 속하기 때문에 보육료 전액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서울 시내에서 웬만한 집 한 채를 갖고 있거나 2억원 정도의 전세를 살 경우, 비싼 차를 몰 경우 전액지원을 못 받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다만 부채(사채ㆍ카드빚 제외)가 많거나 생계용 화물차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월 소득인정액에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봉이 김 씨보다 많더라도 보육료 전액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맞벌이일 경우 월 600만원 이하로 소득인정액 기준이 높아진다.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을 경우 받는 양육수당이나 다문화 가정 지원비 등도 대부분 월소득 인정액 개념을 쓰기 때문에 단순히 회사에서 받는 월급만 가지고 지원 여부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기획재정부의 관계자는 “재산이 많다는 것은 결국 생활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소득으로 환산해 지원 여부를 판별할 필요가 있다”며 “동사무소에 보육료 지원을 신청하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