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급등] 단기공사채 이탈가능성 증대

금리가 급등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요인인 투신권의 단기공사채형 수탁고가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09조원 규모의 단기공사채 수탁고가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투신권의 환매불능 가능성등 금융시스템상의 혼란은 물론 투신사들의 채권매수여력 감소에 따른 금리급등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신설 투신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투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개월만기 공사채형 상품금리를 경쟁상품인 CP(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 콜금리보다 3~4%포인트 높게 지급하면서 은행, 보험등 기관자금을 대규모로 유치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투신권 단기공사채형 수탁고는 20조9,925억원이 늘면서 18일 현재 109조4,05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투신사들이 이처럼 고금리를 지급할 수 있는 이유는 3개월만기의 단기상품이면서도 3년만기 회사채등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장기채권을 편입하거나 지난해 발행됐던 고금리 장기채권을 편입했기 때문. 이는 곧 판매상품과 운용상품과의 만기불일치(MISMATCH)에 따른 유동성위기 발생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고객이 만기상환을 요청할 경우 장기채권의 매각이 어려우면 환매자체가 위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가능성은 금리가 오를수록 현실화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 금리가 급등(채권가치 하락)하면 편입채권들의 가치가 떨어져 기관들과의 네고금리를 맞춰주기 어렵기 때문. 또 CD, CP등 경쟁상품과의 금리격차 축소에 따라 단기공사채 상품의 금리경쟁력이 약화된다. 이는 3개월만기 도래시 수탁기관들의 대규모 환매요청으로 나타나게 되고 투신사들은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채권을 시장에 대거 내놓으면서 금리를 다시한번 급등시킨다. 그러나 채권유통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현 시장상황과 앞으로의 금리상승을 예상하는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심리로 장기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극히 취약한 상태여서 장기채권의 매각이 어렵게 되고 이는 투신사와 판매증권사들의 환매불능 가능성 우려를 낳게하고 있다. 이미 금리는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상승기조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단기공사채형 수탁고가 금융시스템 불안의 화약고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섣불리 손댈 경우 109조원 규모의 시장이 흔들리면서 자금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어 고심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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