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의 주인공인 딕 풀드 당시 사장은 28일(현지시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금융위기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뉴욕 맨해튼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날 강연에서 “금융위기는 한가지 요인(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가 금융위기를 촉발했다는 세간의 지적을 부인한 것이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란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말한다. 당시 파산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파산으로, 파산 보호 신청 당시 자산 규모가 무려 6,390억 달러(706조4,145억 원)에 달했다. 당시 파산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둘러싼 세간의 우려가 현실화해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악성 부실자산 급증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차입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풀드 전 사장은 “금융위기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안 좋은 일이 겹쳐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이 연출되는 ‘퍼펙트 스톰’이라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심지어 “(당시) 정부는 누구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당시 낮은 금리와 이로 인한 손쉬운 차입으로 누구나 집을 매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07년 9월 말까지만 해도 리먼브라더스는 전혀 파산할 정도의 회사가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풀드 전 사장은 지난 4월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진술한 것을 제외하고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난해 금융자문회사 ’매트릭스‘를 통해 부동산 거래 중개회사 설립을 신고한 뒤 지난 4월 ’매트릭스 부동산 거래 중개회사‘를 만들어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