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IT 고급두뇌 모셔라"] SW인력 양성 메카 '비트스쿨' 가보니…

점심시간도 잊고 '모니터 삼매경'… 졸업전부터 기업들 러브콜 쇄도

비트컴퓨터가 운영하는 비트스쿨에서 수강생들이 교육기간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시연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비트컴퓨터

지난 2일 오후에 찾은 서울 서초동 비트스쿨 강의실. 벤처기업 1호인 비트컴퓨터가 지난 1990년 설립한 이 곳은 그동안 8,000명이 넘는 개발자를 배출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의 메카답게 교육생들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점심시간인데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프로젝트에 대한 의논을 하거나 컵라면을 놓고 노트북 모니터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모습은 마치 중견 IT벤처기업의 연구개발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주로 이공계 졸업생들로 구성된 수강생 160여명은 최근 중견 벤처기업이나 대기업에서 졸업 전부터 '입도선매'를 당할 만큼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직접 교육비를 부담해야 했던 3~4년 전의 상황과는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비트스쿨의 한 관계자는 "이론 및 실무, 프로젝트 수행 등 총 6개월로 이뤄진 기업맞춤형 교육에는 500만~600만원이 소요되지만 기업들이 교육비를 대신 부담하고 입사할 개발자를 미리 지명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업체당 최소 5명에서 10명 이상을 미리 점찍어둔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비트스쿨에 기업맞춤형 교육을 의뢰하는 기업도 급증해 80여개에 이른다. 일부 업체는 선임연구원이 직접 교육현장을 방문해 사업내용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까지 제공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을 정도다. 오는 9월 하이닉스반도체에 입사할 예정인 수강생 변유준씨는 "당장 사람을 구하는 게 급하기 때문에 인력을 사전에 적재적소에 배치해두려는 의도라고 생각된다"며 "하이닉스 입사 예정자들은 5월 초에 이미 입사 후 근무할 사업부까지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모시기 경쟁으로 수강생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그동안 IT업계에서는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입 개발인력 채용을 기피해왔고 초봉도 낮게 책정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비트스쿨과 같은 실무형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신규 개발자들의 임금은 1년 새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게 수강생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특히 예전에는 비트스쿨 측에서 요구하는 최소 연봉기준을 맞출 수 없어 의뢰 자체가 없었던 소규모 모바일 앱 개발사들까지 근무조건을 높이겠다며 채용을 문의해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 비트스쿨 관계자는 "중견 벤처기업 기준으로 2,400만원선에서 책정되던 신입 개발자 연봉 하한선이 최근 2,5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며 "비교적 개발자 몸값이 낮은 편이었던 게임업체에서도 신입 개발자 연봉이 15%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발전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비트스쿨은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입학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기업맞춤 교육과 엄격한 학사관리를 통해 평생 취업률 100%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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