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 연말인사 이례적으로 겹칠 듯

종전 사장단 등 임원 인사에 일정한 간격을 두어 왔던 현대, 삼성 등 국내 양대그룹이 올해는 오는 30일을 전후해 거의 엇비슷한 시기에 고위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이 확실시된다.두 그룹의 인사시기가 겹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된 것은 삼성이 당초 이번주중단행하려한 사장단 인사를 복합적인 사정으로 1주일정도 늦추어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 그룹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맞이하게 되는데다 업종전문화를 바탕으로 한 그룹 재편의 첫 해가 된다는 점을 감안, 조직의 조기안정화 및 이익실현 위주의 경영달성을 목표로 한 인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 현대 = 오는 30일 계열사 사장을 포함한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현대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 2년째를 맞아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내년도가 그룹 위상 정립에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판단, 업무능력과 그동안의 실적을바탕으로 한 인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지난주 미주지역 출장길에 나섰다가 이번주초 귀국한 鄭夢憲 회장이 23일 금강산관광길에 오른 점을 감안, 오는 28일과 29일 이틀동안 인사 대상자를 결정하기로했다. 현대는 내년부터 자동차, 전자, 중화학, 건설, 금융.서비스 등 5개 업종을 중심으로 계열사가 본격적인 재편에 나서게 되는 점을 고려해 각 업종별로 실무경험이풍부하고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인물을 사장 등 임원에 발탁하기로 했다. 현대는 예년과 달리 사장단 인사를 먼저하고 이어 각 계열사 임원인사를 하는방안을 추진중이나 인사에 따른 시일이 촉박해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함께 하는 쪽이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金潤圭 현대건설 사장 등 주력 계열사 사장이 유임될 가능성이점쳐지고 있으며 자동차부문 기획조정실장으로 선임된 李啓安 사장 후임으로 누가그룹 경영전략팀장을 맡아 그룹 경영을 실무적으로 총괄하게 될런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현대는 남북경제협력사업을 총괄할 ‘금강산개발주식회사’를 내년 1월 출범시키면서 그룹내 비중있는 인물을 선임할 예정이어서 이번 사장단 인사는 이같은변화를 감안, 그다지 큰 폭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삼성 = 매년 12월 중순 이전에, 빠를 경우에는 11월에도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으나 이번에는 오는 30일 전후가 될 전망이다. 사장단 인사의 지연은 南宮晳 삼성SDS 사장의 정보통신부 장관 선임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李健熙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유임이 확실시돼 온 南宮 사장의 입각으로 최소 1주일 정도 인사가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삼성측의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 인터넷 서비스사업 등내년에 삼성이 중점적으로 육성할 사업을 총괄해온 南宮 사장의 후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재계 인사들은 최근 삼성그룹 구조조정의 향방을 내다보면 변수가 워낙 많아 인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계 인사들이 꼽고 있는 삼성 사장단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삼성자동차관련 경영진에 대한 인사 ▲구조조정본부 체제 변화 ▲전자계열사 경영진의 변화 ▲구조조정 대상 기업 경영진의 거취 등이다. 5대 그룹 사업구조조정의 대상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중공업, 삼성항공, 지분매각을 추진중인 삼성물산 유통부문 등의 경영진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의 규모가 클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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