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간동 현대 갤러리가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비하인드 이노센스(Behind Innocence)'전을 7일부터 연다. 순수했던 젊은 시절의 꿈과 열정에 대한 기억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순수함 뒤에 가려진 욕망의 본질을 건드린다. 참가 작가는 구 동독 출신으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공통점과 양면성을 담아내는 노베르트 비스키(27), 미소년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에 담아내는 안토니 고이콜리아(27), 일상의 활기와 공허함을 굵은 붓질로 대비시켜 묘사하는 마틴 말리니(46) 등이다. 구동독 출신으로 신표현주의와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은 노베르트 비스키는 사회주의 선전용 포스터와 광고 기법을 활용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문제를 꼬집는다. 가볍고 경쾌한 붓질과 파스텔 톤의 밝은 색상 이면에는 인간의 개성을 말살하고 획일주의를 주장했던 사회주의와 성형수술 등으로 비슷한 외모를 강요하는 자본주의의 공통점이 아이러니하게 깔려있다. 안토니 고이콜리아는 성장기 청소년들의 모습을 몽환적으로 표현해 작가의 나르시즘적인 의도를 담아낸다. 전작에는 대부분 작가가 모델로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패션디자이너 톰 브라운과 공동으로 제작한 DVD와 사진을 선보인다. 2000년대 들어 영국미술의 세대교체과정으로부터 급부상한 마틴 말로니는 일상의 평범함에 깔려있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대비한다. 어린이들의 무표정한 모습을 그린 '단화(Loafers)'에서 작가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린이들이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컬렉터인 찰스 사치가 운영하는 사치 갤러리에서 세번의 개인전을 열면서 유럽 미술시장의 떠오르는 젊은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전시는 25일까지. (02)734-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