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재정자립 80% 달성세종문화회관 중장기 발전계획, 중극장 건립 조속추진
지난 1일 재단법인 출범 1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이 1,500석 규모의 중극장 건립, 기존 극장시설의 전면적 리노베이션, 2011년까지 재정자립도 80% 달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중장기발전계획을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날 내놓은 「프로스펙트 2011-세종문화회관 중·장기 발전방안 추진 계획」(이후 「발전방향」)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은 1,000평 규모의 대지에 1,5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중극장을 이른 시일내에 설립하고, 2003년까지 낡은 극장시설에 대한 대규모 보수작업을 벌인다.
또 내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1,000억원의 중장기발전기금을 모금하고 대관료를 현실에 맞게 상향조정해 재정자립도를 8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2011년은 세종문화회관이 개관 50주년을 맞는 해. 「발전방향」이 현실화되면, 세종문화회관은 도심 속의 복합문화예술센터로 탈바꿈하게 된다.
일단 오는 8월부터 작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시작된다. 대극장 로비에 160석 규모의 카페터리아를 설치하고 오후 12시부터 11시까지 개방하는 한편 물품보관소와 기념품 상점 등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오페라 페스티벌」 기간동안 「호프페스티벌」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한 걸음 다가섰던 대극장 로비가 이제 항상 열려있는 시민의 쉼터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강좌, 기업인을 위한 출장식 문화강좌 등이 올해 가을로, 광화문 앞 도로에서 열릴 대형 야외무대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가 내년 8월로 일정이 잡혀있다.
재단법인으로 새 출발한 후 지난 1년동안 세종문화회관에는 적지않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법인 출범 이전 16.2%에 불과하던 재정자립도가 올해 26.3%로 높아졌고, 지난 96년 12월 이후 공석이던 서울시향 상임지휘자에 볼쇼이극장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예술감독으로 재직중인 마르크에름레르(68)를 지난 4월 영입했으며, 「2000 세종 오페라 페스티벌」「한국의 음악가 시리즈」「세종문화회관과 함께 하는 지하철 문화여행」「분수대 뜨락축제」 등 기획공연을 줄줄이 내놨다.
또한 사무국 임직원은 당초 1백40여명에서 84명으로 대폭 축소하는 「군살빼기」를 단행했고, 대·소회의장을 소규모 공연이나 각종 이벤트가 가능한 400석 규모의 컨벤션센터와 컨퍼런스홀로 개조했다. 고객 안내 및 티켓 예ㆍ발매 업무를 담당하는 「인포샵」과 관람객을 위한 유아방 「아이들 세상」을 신설한 것은 시민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발전계획」에는 소속단체의 「독립」일정도 나와있다. 우선 올 하반기 교향악단과 합창단을 재단법인으로 독립시키고, 2002년까지는 소년소녀합창단과 청소년교향악단을 제외한 뮤지컬단·극단·무용단·국악관현악단 등을 법인화할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독립」 후 회관 상주단체로 계약하고 독자적으로 운영된다.
중극장 건립, 노후 시설의 대대적인 개보수, 재정자립도 제고, 소속단체 독립 등 공격적인 개혁을 통해 서울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세종문화회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발전계획」. 이를 위한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지난해 소속단체의 오디션과 단원 해고문제 등을 둘러싸고 노조와 극단적인 대립을 보였듯이 계획을 실행하는 마찰은 없을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되겠다는 중심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세종문화회관의 「발전계획」은 알찬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7/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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