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SK C&C의 합병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SK C&C의 주가가 상장 후 급등해 두 회사의 시가총액 간격이 급격히 좁혀지면서 주가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 C&C주가는 지난달 말 7만2,000원에서 이달 25일 7만8,000원까지 8.7%나 올랐다. 지난해 공모 당시의 주가 3만2,000원과 비교하면 145%나 급등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SK C&C와 SK의 주가 차이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SK C&C가 상장될 당시만 해도 SK의 주가는 9만3,000원으로 SK C&C와 3배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SK C&C의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대신 SK는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양사의 주가 격차가 급격히 축소돼 지금은 불과 1만200원밖에 차이가 안 난다. 이렇다 보니 시가총액 격차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좁혀졌다. 25일 현재 SK의 시가총액은 4조1,561억원인 데 반해 SK C&C는 이보다 불과 2,000억원 적은 3조9,150억원까지 치고 올라왔다. 주가와 시가총액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증권업계에서는 양사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SK그룹의 지배구조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 SK에너지 등 자회사를 지주회사인 SK가 지배하고, 이 SK를 또 다른 지주회사인 SK C&C가 지배하는 '이중 지주회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에따라 비록 양사에서 '합병은 없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시장에서는 SK그룹이 이러한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양사의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의 기업가치가 비슷해졌다는 것은 합병의 선결요건이 해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합병을 가정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주주들의 반대' 또는 과도한 주식매수청구권 발생이라는 '합병 비용'문제가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SK C&C의 주가 급등과 SK의 주가 하락으로 양사가 합쳐질 수 있는 전제조건은 마련된 셈"이라며 "SK텔레콤의 SK C&C 보유지분 해소 등 계열사간 지분정리가 되면 합병 이슈도 보다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