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로 암 자가진단' 정확도 회의적

전문가들 "정밀검진도 장담 못하는데…" 국민홍보 바람직 안해
대학연구 발표 신중해야

'CD로 암 자가진단' 정확도 회의적 전문가들 "정밀검진도 장담 못하는데…" 국민홍보 바람직 안해대학연구 발표 신중해야 신문ㆍ방송 등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발표되는 대학 교수들의 의료ㆍ보건정책 관련 연구결과 중 일부의 경우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경우에 따라 과대포장 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유모 교수가 “세계 최초로 암 진단용 CD를 개발했다”는 발표 역시 이 같은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편집자 주 25일 의학계 등에 따르면 포항공과대학교 유모 교수는 지난 주 A4용지 2매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암 진단용 CD 한 장만 있으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가정에서 암과 당뇨 등의 진단을 손쉽게 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현재 1차 임상시험 및 상품화 작업을 마친 DBD(Digital Bio Disk)는 국제특허 출원 중에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을 받는 2006년 상반기쯤 K사가 양산 및 시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사는 코스닥 등록업체. 의학계에서 임상시험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소정의 허가절차를 받아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한 장의 CD를 통해 간암ㆍ전립선암ㆍ대장암을 비롯한 5대 암과, 당뇨 등 질병을 임신진단 시약처럼 컴퓨터를 통해 자가 진단할 수 있다”면서 “DVD 드라이브를 작동시키면 40분 내에 검진을 완료할 수 있고, 병원과 네트워크를 통해 지정 의사의 원격진단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분야에 몸담고 있는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암 진단용 CD 한 장만 있으면 가정에서 당뇨는 물론 암까지 진단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대학병원 내과전문의는 “암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정밀검진을 받아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마당에 일반 국민들에게 ‘병원에 가지 않고도’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식으로 알리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CD로 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진단영역의 또 다른 연구성과로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법적ㆍ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학교에서 수행하는 연구발표는 보다 신중한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대학병원 진단방사선과의 한 교수는 “대학의 연구결과라고 사업성을 배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인간생명과 직결되는 의료분야의 특성상 언제 시판에 들어가고, 어떤 회사가 판매할 것이라는 등 연구본질과는 동떨어진 것까지 개발자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모 교수는 “1차 임상시험을 마쳤다는 것은 식약청 허가를 받아 시행한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진행한 시험결과”라면서 “바이오 전문회사로부터 공급 받은 항원과 병원으로부터 환자의 양성샘플을 공급 받았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보도자료는 상업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국민건강에 기여하리라 생각하고, 법률적 미비점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K사 양산발표 배경에 대해 “이번 개발은 K사와 2년 전부터 아주 치밀하게 양산작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공시자료 및 신문자료 참조) K사와 아주 매우 밀접한(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상영 의학전문기자 sane@sed.co.kr 입력시간 : 2005-04-26 14:11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