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주식시장으로 다시 몰린다 조정 거쳐 가격매력 커진데다 수출회복 등 영향 "외국인 매수 글로벌 유동성 본격유입" 해석도
입력 2006.04.06 17:56:39수정
2006.04.06 17:56:39
주식시장이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은 증시 수급이 급격히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요인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 공세. 국내 기관과 개인이 주식매수를 주저하고 있는 틈을 타 외국인이 홀로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며 수급구조를 개선하고 지수도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기관투자가들도 순매수로 돌아서고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도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에 안착하는 것은 물론 2ㆍ4분기 내에 사상 최고치이면서 전고점인 1,421포인트를 넘어 1,5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유동성 장세 주도=지난해 3조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로 바뀐 근본 요인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1~2월 조정을 통해 다시 한국 주식의 가격이 싸졌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기대 ▦수출 회복세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 회복 전망 등도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강문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은 지난 1ㆍ4분기 수익률이 낮았기 때문에 상대적 가격 매력이 커진데다 미국 달러 약세로 환차익도 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수경기 회복세 지속, 월드컵 특수 등으로 인한 수출증가, 인도 증시 과열 논란에 따른 대안시장 필요 등이 외국인 순매수의 이유”라며 “앞으로 추가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의 본격 유입의 결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강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들은 일부 업종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업종을 전방위 매수하고 있다”며 “한국 관련 펀드의 추가 설정 내지 펀드 내 한국물 비중 확대의 결과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건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올들어 지난달 30일까지 1조원가량 순매수했지만 이는 1,300선 부근에서 종목별 저가 매수의 성격이 짙다”며 “그러나 지난주 말 1,350선 이상에서의 공격적인 매수는 국내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변화가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또 기관들이 순매수 기조로 바뀌고 적립식 펀드 판매 증가속도도 빨라지는 등 국내 수급 요건이 좋은 편이다. 우선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회복됨에 따라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대기자금이 주식형 펀드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MMF 자금은 단기 바닥인 지난달 22일 77조4,140억원에서 4일 현재 74조30억원으로 3조4,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달 중 1,450선 돌파” 낙관론 확산=기업 실적 모멘텀 둔화,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의 악재를 수급 호재가 압도하고 있는 만큼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양종금증권은 증시가 2개월여간의 조정을 마무리하고 상승 추세로 진입할 것이라며 이달 코스피지수 고점으로 1,420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화증권은 더 나아가 전고점을 뛰어넘는 1,4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와 UBS도 목표지수로 각각 1,500, 1,450을 제시하는 등 외국계도 낙관론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 모멘텀이 부족해 코스피지수 1,400선 안착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대신증권은 ▦2ㆍ4분기까지 기업 실적 악화 ▦경기선행지수 하락반전 ▦투자심리 개선 미흡 등을 이유로 코스피지수가 이달 1,230선, 2ㆍ4분기 1,1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학균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증시를 한국이 따라가는 구도인 만큼 1,400선의 안착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도 “11일 연속 상승으로 주말쯤 지수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