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심해지는 퇴직금 양극화

근로자 85% 1,000만원 안돼
1억이상 수령자는 4만명 육박

전체 근로자의 85%가 퇴직급여 1,000만원 이하인 것으로 파악됐다. 퇴직금 양극화 현상이 심해 소득 양극화가 노년층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정년퇴직자인 50대의 평균 퇴직금은 1,600만원에 불과해 노후대비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근로자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자제하고 정부는 퇴직연금의 일시지급보다는 비율을 정해 매달 받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국세청의 '퇴직소득 원천징수 신고현황'을 보면 지난 2012년 국세청에 퇴직급여 지급명세서를 제출한 퇴직자는 281만1,892명이었다. 여기에는 퇴직금 중간정산 근로자도 포함돼 있다.

퇴직급여·명예퇴직수당·퇴직연금일시금 등을 포함한 이들의 퇴직급여 총액은 24조7,718억8,3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880만원이었다.

퇴직급여가 1,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는 전체의 84.9%인 238만6,582명에 달한 반면 1억원을 초과하는 근로자는 전체 퇴직자의 1.3%인 3만6,57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퇴직급여 5억원을 넘는 근로자도 1,443명 있었다.

퇴직급여 편차가 큰 것은 기간제·파견직 근로자들의 경우 1~2년 사이에 계약 종료와 함께 낮은 수준의 퇴직금을 정산 받기 때문이다. 정규직도 5년 미만 근속이 가장 많아 퇴직금 양극화를 부추겼다. 퇴직자들의 근속연수는 5년 미만이 240만5,851명으로 가장 많았고 5~10년 28만1,799명, 10~20년 8만6,166명, 20~30년 1만7,634명, 30년 이상 2,442명 등이다.

퇴직연령에 따른 퇴직급여의 차이도 컸다. 30세 미만 근로자 55만6,000명의 평균 퇴직급여액은 316만원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30~40세(88만7,000명)는 684만원, 40~50세(63만8,000명)는 1,109만원, 50~60세(47만명)는 1,621만원, 60세 이상(26만명)은 868만원이었다.

특히 정년퇴직 연령대인 50대 근로자의 평균 퇴직급여액이 1,600만원대인 것은 퇴직금이 은퇴 후를 대비하는 종잣돈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퇴직급여 수준은 회사 형태나 내외국민 간 차이가 컸다. 법인사업자 사업장의 근로자는 평균 981만원이었으나 개인사업자 사업장의 근로자는 이의 35.6%인 349만원에 불과했다. 또 내국인 근로자의 평균 퇴직급여는 895만원이었지만 외국인 거주자는 절반 수준인 474만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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