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시동

전대후 盧후보중심 당재편 선거체제 전환민주당이 지난 17일 이인제 고문의 대권후보 사퇴를 계기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급부상한 노 후보의 불안정한 이미지를 다듬어 국가 최고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갖추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민주당은 18일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남은 3개 시도 경선을 끝까지 계속하되,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지도부가 구성되는 대로 당을 노 후보 중심체제로 재편하고 지방선거대책위와 대통령선거 준비 기획단을 조기 출범시키는 등 양대선거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아태재단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또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최고위원도 이달 말 마포 사무실을 폐쇄하는 동시에 다음달 초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동교동계의 전면퇴장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어 당이 노무현 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 정책위와 기획조정실, 당 직속의 '국가전략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그동안 지방자치위 등을 통해 수렴한 양대선거 공약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노 후보측도 경선대책 조직을 양대선거 준비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서울지역 경선에서 노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대로 '대선후보 비서실'을 가동, 노 후보측 캠프 인사들과 당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선캠프 구성, 노 후보 이미지 메이킹 작업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대미관계 등을 감안해 노 후보의 미국방문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이의 일환으로 보인다. 노 후보도 경쟁자였던 이인제 후보를 만나 협조를 요청하고 영남권 공략, 김대중 대통령과의 관계설정 등 나름대로 대선전략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실제 그는 이날 모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에 출연, "미국에서도 경선 중간쯤이면 사퇴하고 정리된다고 들었다"며 이 고문의 사퇴가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강조한 뒤 "경쟁하다 보면 과열될 수 있지만 승자는 가슴이 넓어지고 여유가 생기는 만큼 내가 먼저 위로하고 만나서 함께 하자고 권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남권 지지 여부와 관련, "한나라당은 영남에 잘해준 것도 없고 영남 정서에 맞는 것도 아니며 영남출신 실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오직 호남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겨서 반사이익을 본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것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영남권 공략에 대한 나름대로의 방안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오래 전부터 차별화하라는 권고를 들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되며 정책의 큰 흐름과 방향은 민주당이 옳은 만큼 불리함이 있더라도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해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이날 나머지 경선일정을 계속하기로 하고 분위기 고조를 위한 보완책 마련에 부심한 것도 본선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그나마 김빠진 경선이라도 중단될 경우 한나라당 경선만 언론에 보도되는 등 노 후보와 민주당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대신 한나라당 경선만 부각돼 지지율 제고ㆍ유지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양정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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