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납품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를 경험하는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이 특별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감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31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형마트 거래 중소기업 애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대규모유통업법 제정과 표준계약서 개정, 판매장려금 부당성 심사지침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으로 대형마트 불공정 거래 경험은 46.9%(2008년)에서 올해는 11.3%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형마트 불공정 거래를 경험한 중소기업은 이러한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특별한 대응방법 없이 거래를 감내(55.9%)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들은 대형마트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을 위해 추진해야 할 대책으로 불공정 거래 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49.3%, 복수응답)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으며, 직권 조사 및 단속 강화(45.3%), 제재 강화(44.7%)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생협력 방안으로는 무엇보다 적정 납품가격 보장(37.0%)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중소 납품업체가 대형마트의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경우 대형마트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실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장려금 부당성 심사지침’에 대해 중소 납품업체의 81.0%가 인지하고 있으며, 제도 시행 이후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판매장려금 수는 평균 8.3개에서 2.3개로, 금액은 판매대금 대비 6.5%에서 4.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계약서에 판매장려금 결정기준이 반영되지 않았거나(38.7%), 판매장려금 축소 대신 납품가격을 인하(17.4%)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대형마트 PB제품 거래를 통한 판로확대 효과에 대해서는 71.3%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지만 납품가격에 대해서는 32.2%가 원가를 반영하지 못해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PB제품을 납품하는 이유로는 매출액 10~30억원 규모의 업체의 경우 ‘안정적인 판로망 확보’(52.9%)가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영세업체는 ‘대형마트의 권유’(44.4%)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정원 중기중앙회 상공인정책실장은 “대규모유통업법등 제도적 기반 마련으로 대형마트의 불공정행위는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도 납품 중소기업은 불공정 행위 등에 문제제기 조차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직권조사 및 단속강화와 함께 대형마트에 실질적으로 납품하는 중소업체까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