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ㆍ울릉 두 곳의 재보궐선거에서 모두 패배해 지도부 리더십이 위기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특히 정권 심판론까지 제기하며 이번 보궐선거에 임했지만 전패하면서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에 대한 대여 공세의 동력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민주당 주변에서는 이번 재보선 결과로 김한길 대표 체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천막투쟁을 벌이면서 지난 대통령선거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하고 정권 심판론까지 꺼내들었지만 득표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당 지도부의 입장과 달리 초선 의원의 내각 총사퇴 성명과 일부 의원들의 대선 불복성 발언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 아니겠느냐"며 "지도부가 거물급 인사를 후보로 내놓지 못한 채 대여 공세에만 치중해 젊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유인하지 못한 책임도 크다"고 패배의 원인을 찾았다.

이와 함께 당 전반적으로 위기감 속에 자성론이 확산되며 그동안 강경투쟁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당내 '친노' 세력의 입지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장외투쟁이 결국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무관심으로 이어져 투쟁 방식의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것 같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현격한 득표율 차이를 보여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대안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도부를 중심으로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ㆍ울릉 등 2곳이 모두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인 점을 감안할 때 재보선 패배에도 크게 잃은 것이 없다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