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디자인의 혁신… 배터리 휘어지다

LG화학 플렉시블 배터리 상용화
스텝드·커브드 양산… 케이블도 눈앞

LG화학 직원들이 8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케이블 배터리 등 미래형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IT디자인 혁명, 2차전지 시장 판도 변화 이끌 듯

곡선형은 물론 휘어지고 감을 수도 있는 미래형 배터리가 나온다.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에 이어 플렉서블 배터리도 상용화되면서 IT기기의 디자인 혁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LG화학은 기존의 사각형태를 벗어나 쌓거나 감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미래형 배터리는 ▦스텝드 배터리(Stepped Battery)와 ▦커브드 배터리(Curved Battery) ▦케이블 배터리(Cable Battery)의 총 3종이다. LG화학은 이 가운데 스텝드 배터리와 커브드 배터리는 이미 양산에 돌입했으며 케이블 배터리도 수년 내 양산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텝드 배터리는 큰 배터리 위에 작은 배터리가 올려져 있는 2단 이상의 계단구조 배터리다. 평평한 사각형태가 아닌 입체적인 형태인 만큼 다양한 IT제품 디자인에 최적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뒷면에 볼록한 곡면형 디자인의 IT기기에 스텝드 배터리를 적용하면 기존에 활용할 수 없던 곡면 속 빈 공간을 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LG화학은 지난 7월부터 스텝드 배터리를 중국 남경 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LG전자의 해외용 G2폰에 탑재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해외용 G2폰에 스텝드 배터리를 적용한 결과 배터리 용량이 16% 증대되는 것은 물론 사용 시간도 3시간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쟁사의 경우 기존의 사각형 배터리 2개를 쌓아 유사한 형태를 만들 수는 있지만 제조방식으로 인한 용량 확대 한계, 배터리 연결을 위한 추가적인 부품 등 원가 상승에 따라 일체형 스텝드배터리와는 경쟁력에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커브드 배터리는 말그대로 곡선형태로 휘어진 배터리다. 곡선형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시계, 스마트 안경 등 곡면 형태의 디자인이 요구되는 다양한 IT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LG화학은 특히 ‘스택앤폴딩(Stack&Folding)’이라는 고유의 제조 기술을 이용해 곡면을 형성할 때 물리적 스트레스가 적어 성능 및 안정성에서 기존 배터리 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업체들은 ‘와인딩’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LG화학은 이달부터 커브드 배터리 양산 및 공급을 시작했으며 이는 LG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에 탑재할 예정이다.

LG화학 미래형 배터리의 마지막 단계는 구부리고 감고 매듭을 묶을 수 있는 케이블 배터리다. 일종의 전선형태로 원하는 모든 공간에 모든 형태로 집어넣을 수 있어 웨어러블(Wearable) 기기 등에 적합하다. LG화학 관계자는 “저전력 설계로 장시간 사용해도 발열이 적고 일상 생활이 가능한 방수 기능도 있어 목걸이 타입의 줄은 물론 스마트와치의 밴드 등 어떠한 형태의 기기에도 적용이 가능한 배터리”라고 소개했다. LG화학은 현재 케이블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으며 IT기기의 성장 속도에 맞춰 수년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특히 케이블 배터리 개발 완료, 커브드 배터리 양산 등 미래형 배터리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이면서 배터리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미래형 배터리 기술이 현실화 되면서 이를 활용한 IT기기의 디자인 혁명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실제 LG화학은 “최근 글로벌 IT업체들로부터 문의와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글로벌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은 “독자 기술로 세상에 없던 배터리를 개발했고 이를 통해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전기자동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는 물론 소형 배터리 분야에서도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16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13’에서 미래형 배터리를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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