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플러스 영남] 쉰살 동갑 생산직 여직원 선박 명명식 '스폰서' 행운

현대重 한경자·김순덕씨

그리스 알파 탱커스사와 마란 탱커스사 명명식 스폰서로 나선 김순덕(왼쪽), 한경자씨

“내 자식처럼 정성 들여 만든 이 선박이 안전하게 전 세계를 누비며 세계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달말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한 대형 선박 명명식에는 이례적으로 동감내기 현장 생산직 여직원 2명이 ‘스폰서’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선실을 제작하는 한경자(50세) 씨와 도장작업을 담당하는 김순덕(50세)씨. 이들은 본인이 건조한 선박의 이름을 직접 붙이는 행운을 잡았다. 선박 ‘스폰서’는 완성된 배의 이름을 짓는 명명식의 주인공으로 수년 전까지 선주 부인 등 선주 측 고위 관계자가 맡거나 특별한 의미의 선박은 대통령이나 장관 부인 등이 나선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 명명식은 선주측인 그리스 알파 탱커스가 “우수한 품질의 선박을 만들어준 현장 직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선박 건조에 참여한 여사원을 스폰서로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성사됐다. 이날 스폰서를 맡은 한경자 씨는 지난 1987년 입사해 선박의 조종실 등 주요 시설이 위치한 선실 제작을 맡아왔으며, 김순덕 씨도 지난 1985년 입사해 선박에 옷을 입히는 도장업무를 20여년간 성실히 수행해 왔다. 이들이 건조작업에 참여한 마란 탱커스사의 15만9,000톤급 원유운반선은 ‘마란 피티아(MARAN PYTHIA)’호로 이름 지어졌으며 알파 탱커스사의 31만8,000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은’시저(CAESAR)’호로 명명됐다. 한편 현대중공업에서는 1996년과 1997년, 2003년과 2007년, 2008년에 각각 1번씩 지금까지 총 5명의 생산직 여사원이 명명식 스폰서로 나선 바 있으며 노조위원장 부인과 회사 여사원회 회장 등 총 10명이 스폰서로 나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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