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 이월결손금 싸고 국세청과 대립우리금융그룹 산하의 우리종합금융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우리종금은 2조원이 넘는 이월결손금 문제로 국세청과 대립하고 있는데다 예정된 7,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아직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받지 못하는 등 곳곳에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회사는 이 같은 문제가 그룹 전체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내년 상반기로 계획한 미국증시 상장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초에는 우리종금을 '대금업'으로 업종을 전환시킬 계획이었지만 당면한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면 우리은행이나 우리증권에 합병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이월결손금 문제로 국세청과 대립
2조2,289억원에 달하는 이월결손금 처리를 놓고 국세청과 우리종금이 대립하고 있다. 우리종금은 지난 2000년 11월에 퇴출된 4개 부실종금사(영남ㆍ한국ㆍ아세아ㆍ중앙종합금융)의 자산ㆍ부채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이월결손금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약 6,000억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종금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지시에 의해 금융구조조정 차원에서 발생한 손실이므로 당연히 이월결손금으로 인정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부실종금사 등 특수관계에 있는 기관간 내부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인 만큼 이월결손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결손금이 아니라 내부거래에 의해서 발생한 손실이므로 인정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국세청은 이 문제를 재정경제부 세제실의 '예규심사위원회'에 상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종금의 한 관계자는 "만약 이월결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지난 2년여 동안 내지 않은 법인세(약 200억원, 가산세 포함) 등을 물어야 하고 앞으로 매년 이익을 낼 때마다 수백억원씩 세금을 내야 한다"며 우려했다.
▶ 예보 미수금 처리도 '골치'
예보로부터 받기로 돼 있는 7,088억원(올 6월 말 기준)의 공자금도 골칫거리다. 우리종금은 2000년 11월 출범 당시 예보로부터 약 2조3,000억원의 공적자금만 받고 부족분 7,400억원에 대해서는 4개 종금사를 파산시켜 추후에 받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예보로부터 받은 금액은 약 300억원에 불과하다.
우리종금의 한 관계자는 "예보는 만기와 이자율도 정해지지 않은 채 막연히 지급하겠다는 의사만 밝혀왔다"며 "이자비용만 매년 약 400억원씩 발생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예보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는 공자금은 우리종금 경영에 커다란 부담이 될 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 미 주식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지주회사에도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회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종금의 자산 총 2조1,859억원(6월 말 기준) 가운데 예보 미수채권이 차지하는 금액이 30%를 넘고 있다"며 "지금처럼 만기도 없는 채권이 자산으로 잡혀 있으면 미국회계(US GAAP) 기준으로 볼 때 자산가치를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등 투명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예보의 한 관계자는 "파산이 지연되면서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며 "채권의 일부 금액을 상환해주고 채권의 만기를 정해주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