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로 주택사업의 메카로 불리는 대구지역 주택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이지역 중견주택업체인 ㈜태왕(대구시 남구 대명동)은 「잘나간다」는회사로 불린다.태왕은 IMF이후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이 전혀 없었던 올 3월 대구시 수성구 시지지구에서 신규분양을 강행했다. 사업진출 10년밖에 안돼 인지도가 거의 없는 회사로서는 무모하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고 있는 대구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신규분양을 지켜보던 다른 업체들은 미친 짓이라는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다. 368가구 분양에 5,200여명이 몰려 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태왕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지난 6월에는 시지지구 2차아파트를 분양해 15대1의 경쟁률 속에 보란듯이 분양을 마쳤다.
이회사 권성기(61)회장은 분양성공 비결을 『미리 준비해온 덕분』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는 『지난 95년부터 거품을 걷어내면서 회사 내실을 다진 덕분에 모두가 숨막혀 허덕일 때 비교적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權회장은 『토지 매입과 동시에 분양에 들어가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어 경쟁업체 보다 분양가를 평당 60만원 정도 싸게 책정한게 성공비결』이라며 『철저한 사후관리 등으로 회사 지명도를 높혀 온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태왕은 이같은 성공 덕분에 29일 경산시 사동지구에 1,034가구의 대규모 물량 공급에 들어갔고 11월중에는 수성구에서 한차례 더 신규 분양에 나서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다 대구·경북 지역의 각종 관급공사 수주도 잇따르고 있어 지역업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權회장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살기 편하고 하자없는 꼼꼼한 아파트를 짓자는게 회사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지난 70년대 중반 섬유수출업체인 태왕물산을 설립, 기업가로 나선 權회장은 ㈜태왕 외에도 태왕염공·태왕섬유·중국 청도의 태창섬유유한공사 등을 운영하는 대구 지역 중견 기업인이다.
대구=김태일기자TI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