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누가 당선되든 남북관계 변함 없을것"

필 그램 前상원 금융위원장

필 그램(66) 전 미국 상원 금융위원장(현 UBS 부회장)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지 간에 한미 관계의 큰 틀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한파로 유명한 그램 전 상원의원은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대선 이후 미국의 정치 경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승리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참여를 더 늘리려 하고, 북한은 물론 이란ㆍ이라크 문제에 대해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램 전 의원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미국의 남북관계 개입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는 촛불시위에 대해 “몇 달간의 지체로 인해 5년의 임기를 망칠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이명박 정부는 한국의 경쟁력을 제고할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램 전 의원은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경제적 효과를 떠나 한미 양국이 특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램 전 의원은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리세션(경기침체)이라고 볼 수 없다”며 “리세션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될 경우를 뜻하는데 미 경제는 지난 1ㆍ4분기를 비롯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그는 또 “향후 이런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든, 시장이든 나서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램 부회장은 24년간 정계에서 활동하다 지난 2002년 상원의원직을 그만두고 UBS로 자리를 옮겼다. 1999년에는 금융기관이 은행ㆍ보험ㆍ증권을 모두 다룰 수 있도록 한 그램-리치-블릴리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반(反)규제주의자로 유명하다. 그의 부인 웬디 리 그램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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