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가 방송위원회의 데이터방송사업 등록제 추진에 긴장하고 있다. 22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방송위원회는 최근 열린 `디지털방송 정책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지난해까지 잠정적으로 고수하던 데이터방송 사업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방송위의 이 같은 방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등록제가 실현되면 데이터방송의 유력한 수익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TV를 통한 상거래인 `T-커머스(Television commerce)` 에 진출 장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의 장터인 TV에 다른 사업자들까지 좌판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T-커머스가 사업초기에는 문자형태의 데이터서비스 형태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장은 홈쇼핑사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있다. 화려한 쇼를 방불케 하는 홈쇼핑 콘텐츠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문자나 사진 데이터만으로 유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T-커머스가 홈쇼핑과 같은 경로인 TV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데다 사업자 난립이 불가피해 유통질서 문란은 물론 시장잠식도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대기업들이 T-커머스를 교두보 삼아 홈쇼핑 진출을 시도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어 홈쇼핑 업체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홈쇼핑 업계에서는 “방송발전기금 등을 내놓으면서 까지 사업기반을 닦아놓았는데 비슷한 사업 모델인 T-커머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짐에 온라인 유통의 개척자로서 메리트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 반면 T-커머스의 신규참여를 계획하고 있는 한솔CSN의 생각은 다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유통 및 방송 매체간의 경쟁은 당연한 것이고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라며 “일정시간이 지나면 군소 업체들은 자연히 도태돼 경쟁격화 우려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T-커머스가 시장을 형성하려면 쌍방향 통신이 가능한 셋톱 박스가 최소한 300만 대는 보급돼 있어야 한다”며“그러나 국내에는 T-커머스가 불가능한 단방향 셋톱박스만 50만대가 보급돼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셋톱박스의 가격이 30만~7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300만대가 보급돼 T-커머스 시장을 형성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T-커머스 사업이 홈쇼핑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셋톱박스의 보급 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