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그을음·열에 녹은 흔적 안보여

"천안함 침몰 비접촉 수중 폭발 가능성"
음향어뢰 공격 받은 듯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비접촉 수중폭발로 결론 내린 근거는 크게 여섯 가지다. 육안조사 결과 먼저 절단면의 찢어진 상태가 (찢어진 면이) 안으로 심하게 휘어졌는데 이는 수중폭발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선체 내ㆍ외부에 폭발에 따른 그을음, 열에 녹은 흔적과 파공된 부분이 없다는 것도 비접촉 폭발의 이유로 꼽았다. 함체의 좌현과 우현이 원형보다 각각 3.2m, 9.9m 유실된 것 역시 좌현 아래쪽의 비접촉 수중폭발이 발생했을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함수 부분의 탄약고와 연료탱크에 손상이 없고 전선의 피복 상태가 양호하며 내장재가 불에 탄 흔적이 없는 점으로 보아 내부폭발의 가능성이 없는 점 ▦선저(밑바닥)에 긁힌 흔적이 없고 소나돔 상태가 양호해 좌초 가능성이 없는 점 ▦손상 형태로 볼 때 절단면이 복잡하게 변형돼 있어 피로파괴 가능성도 없는 점 등도 비접촉 수중폭발의 근거로 제시했다. 박정이 공동단장은 25일 브리핑에서 "아래에서 선저 부분을 봤을 때 구멍의 흔적이 전혀 없고 선저 부분이 완전히 말려올라간 형태이며 용골(함정 뼈대) 부분도 절단돼 완전히 위로 감겨올라갔다"고 밑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절단, 침몰된 함체의 모습을 설명했다. 특히 수중압력으로 함선이 절단되는 버블제트의 경우 물기둥이 있기 마련인데 천안함의 침몰 과정에서는 물기둥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윤덕용 민간 측 공동단장은 "일반적으로 수중폭발이 나면 폭발 당시 충격파가 나타나고 1~2초 후에 버블제트가 생기는데 폭발점이 선저에 가까울수록 초기 폭발효과가 커지고 버블효과는 적어진다"면서 버블제트 현상이 없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윤 단장은 "버블제트 양상이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는데 물기둥이 위쪽으로 날 수도 있고 옆으로 날 수도 있고 수중의 깊이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관심은 비접촉 수중폭발로 천안함을 두 동강 내 침몰시킨 무기체계로 쏠리고 있다. 합동조사단은 일단 신중하지만 기뢰나 어뢰 쪽에 무게를 뒀다. 기뢰와 어뢰에 의한 충격 가능성에 대해 박 단장은 "기뢰나 어뢰 등의 무기체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무기체계로 폭발이 일어났는지는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또 "현재 위치별로 수중폭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고 수중충격에 의한 폭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행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함정의 최근접거리에서 터져 함정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는 무기로 단연 어뢰를 꼽고 있다. 또 어뢰 등 폭발물이 수중에서 선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는 것이 합조단의 결론임을 고려할 때 음향어뢰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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