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필요하면 명품 가방 맡기세요

홍콩 핸드백 담보대출 인기

'쇼핑의 천국' 홍콩에서 명품 백에 열광하는 여성들을 겨냥한 신종 금융 서비스가 소리 없이 각광을 받고 있다. 값비싼 명품 백을 맡기고 즉시 현금을 대출 받는 핸드백 담보대출 서비스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빈곤층이나 외국인 근로자 등을 상대하는 전당포와 달리 고가의 핸드백만을 담보로 하는 대출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현금을 융통해야 하는 부유층 여성을 타깃으로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9년부터 핸드백 담보대출 사업을 시작한 예스레이디파이낸스의 대출방식은 전당포처럼 단순하다. 홍콩 신분증과 주소, 명품 백만 있으면 소득이나 신용조회 없이 핸드백 가치의 80%를 즉시 현금으로 대출해준다. 단 취급하는 핸드백은 구찌ㆍ샤넬ㆍ에르메스ㆍ루이비통 등 최고급 명품 브랜드 제품들이다.

대출금은 최저 190달러 수준부터 상한선은 없다. WSJ에 따르면 최근에는 에르메스의 '버킨백'을 담보로 2만600달러(약 2,300만원)의 대출이 나가기도 했다. 투자금에 돈이 묶여 수십개에 달하는 명품 백과 지갑 등을 맡기고 수만달러를 빌렸다가 자금을 회수한 뒤 물건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예스레이디파이낸스 관계자는 전했다.

WSJ는 현지의 중고 명품백 거래업체 조사를 인용해 홍콩 내 명품 핸드백 판매액이 오는 2014년 4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핸드백 대출 서비스는 이처럼 대규모 시장이 형성된 홍콩 특유의 현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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