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이달로 예정된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끌던 일본 롯데의 주요 계열사 4곳이 최근 수년 사이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새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일본 'L투자회사'들을 설립했는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신사업들이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이다. 이는 경영능력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온 신동빈 롯데 회장이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중요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주총 표 대결에서 양측이 서로 우호지분이라고 얘기하는 종업원지주회 등 '회색지대 주주'들의 선택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경제신문이 10일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난 7년 동안 홈페이지 등에 게재한 사업보고 내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보고 내용을 보면 우선 일본 롯데의 핵심 계열사였던 ㈜롯데건강산업이 지난해 4월1일자로 일본 ㈜롯데에 흡수 통합됐다.
일본 롯데는 2007년 일본 정부에 사업재편 관련 보고서(PLAN DO 2008)를 제출하면서 과자·빙과와 함께 차세대를 이끌 양대 축으로 건강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롯데는 이곳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일본 롯데홀딩스-L투자회사로 이어지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서울경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롯데 지배의 핵심 연결고리인 12개 L투자회사는 신성장동력을 육성하려는 일본 롯데의 절박한 시도였던 셈이다.
현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건강산업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밀려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여기에 일본 롯데물류와 롯데데이터센터·롯데아드도 2008년 일본의 ㈜롯데로 흡수 합병됐다.
지난 7년간 일본 내 4개 계열사가 사라진 것이다.
일본 롯데 신사업의 실패는 32%에 이르는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분을 포함해 주요 주주의 표심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을 포함한 주주 입장에서 축소경영은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신동빈 회장은 중국 사업 1조원 손실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한국 롯데(자산 93조원)를 일본 롯데의 20배로 키워놓았다.
이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은 주총 조기개최를 포함한 상황을 낙관하는 반면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에게 알리지 않고 L투자회사 대표에 올랐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실패를 근거로 주주를 설득하지 않겠느냐"며 "주총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