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추가 급·매물 이어져

내년 3월까지 다주택 조합원 매도 잇따를 듯

재건축 아파트 거래시장이 개발이익환수제 입법예고 여파로 더욱 위축되고 있다. 특히 조합원 추가 부담금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가격 하락폭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건설교통부가 개발이익환수제를 내년 3월부터 시행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직후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과천ㆍ광명시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중개업소에는 재건축 아파트 매도 상담이 줄을 이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양지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개발이익환수제를 적용하면 추가 부담금이 얼마나 늘게 될지를 묻는 상담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오고 있다”며 “투자용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했던 일부 조합원들 중에는 지금 당장 팔아달라는 주문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일부 재건축단지 급매 주문 이어져= 재건축 여부가 불투명해진 1대1 재건축단지를 비롯한 주요 단지에서는 가격을 시세보다 500만~2,000만원 가량 낮춰서라도 팔겠다는 급매 주문이 나오고 있다. 1대1 재건축단지의 추가 부담금 증가폭에 대해서는 건교부와 주거환경연구원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지만 어찌됐든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될 경우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당초의 매매 하한선이었던 6억원보다 2,000만원 낮은 5억8,000만원에라도 팔겠다는 매도주문이 나왔다. 또 강동구 고덕동 일대 주공아파트와 송파구 잠실 저밀도 일대 주요 재건축단지들에서도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값이 떨어진 급매물이 중개업소에 게시됐다. ◇다주택 보유자 매물 쏟아질 조짐= 2채 이상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 조합원들의 매도주문이 당분간 잇따를 것으로 보여 가격하락 지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의 입법예고 안 중에는 개발이익환수제 도입과 더불어 다주택 보유 재건축 조합원이라 할지라도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1가구 이상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주택 보유 조합원은 1채를 제외한 나머지 아파트를 재건축 관리처분시 감정평가금액 수준에서 돈으로 환급받을 수밖에 없어 손실이 예상된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다주택 보유 조합원들은 이번 입법예고 안이 실시될 내년 3월 이전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일제히 처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최소한 내년 3월까지는 재건축 아파트 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분양승인 단지는 상대적으로 무풍지대= 다만 이미 분양승인을 받은 일부 재건축단지에서는 별다른 가격하락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들 단지는 개발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송파구 잠실동 주공1단지 등을 비롯해 잠실지구와 강남구 청담ㆍ도곡지구 내 분양승인 재건축단지에서는 매물증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일반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나온 조합원 분양권 매물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상담이 해당 중개업소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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