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후 자연분만 성공률 76.5%"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시도‥고정관념 깨 주목

첫째 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했다고 해서 둘째아이도 제왕절개로 낳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할 것 같다. 24일 경희의료원 산부인과에 따르면 이 병원이 지난 97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6년간 제왕절개로 첫 애를 출산한 산모 382명을 대상으로 둘째 아이에 대해 자연분만(VBAC)을 시도한 결과 76.5%(292명)의 성공률을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이 같은 수치는 성공 가능성이 큰 산모만 선별해 자연분만을 시도했기 때문에 성공률이 다소 높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제왕절개 후에는 또다시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는 기존의 관념을 깨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자연분만에 실패한 경우(90명)는 60%가 분만 진행이 잘 되지 않아서였고, 25%는산모 스스로 진통을 견디지 못해 제왕절개를 원했던 경우였다.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은 질식분만을 한 경험이 있거나 자궁 내 태아의 위치문제로 제왕절개를 했던 경우에 성공률이 높았으며 입원 당시 자궁경부의 상태는 자연분만 성공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의료진은 평가했다. 자연분만에 성공한 태아의 체중은 평균 3.3㎏ 이었으며 태아 체중이 4.7kg에 달하는데도 자연분만에 성공한 경우도 있었다. 의료진은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의 장점으로 수술과 마취에 따른 쇼크, 과민반응, 출혈, 감염 등의 합병증이 적고 산모의 회복이 빠르다는 점, 저렴한 비용, 진통전 분만으로 인한 문제점 감소 등을 꼽았다. 하지만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이 무조건 시도되지는 않는다. 의료진은 △이전 제왕절개 횟수 2회 이상 △태아와 산모의 골반이 불균형일 경우 △자궁파열이나 자궁수술, 자궁기형의 경력이 있는 경우 △쌍둥이인 경우 △태아가 자궁 내에 바로 서 있는 경우 △산모가 당뇨인 경우 등은 자연분만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했다. 산부인과 김소라 교수는 "경험에 비춰볼 때 어느 한가지만으로 자연분만 성공여부를 예측할 수는 없었다"면서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 성공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실패하면 산모와 태아에게 치명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의사의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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