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 막차 타자" 연금저축펀드 자금 밀물

신연금저축계좌 가입자 31일까지 400만원 넣으면
올해분 온전히 환급 혜택… 이달만 486억 순유입


지난 4월 한국투자증권의 신연금저축계좌에 가입한 송모(29)씨는 최근 해당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지난 4월부터 매달 30만원씩 연금저축계좌에 납입하고 있었는데 연간 소득공제 한도인 400만원을 다 채우고 싶다면 나머지 130만원을 더 넣으라는 것. 현재는 44만5,500원을 소득공제로 돌려받지만 130만원을 추가로 넣으면 66만원을 돌려받는다 것이다. 송씨는 고민 끝에 130만원을 연말까지 연금저축계좌에 추가로 입금하기로 했다.

연말을 앞두고 소득공제 혜택을 온전히 받기 위해 연금저축펀드 가입자들이 막판 돈을 넣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연금저축펀드로 총 486억원이 순유입됐다. 전달보다 65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6월 790억원 순유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연금저축펀드 자금유입 규모가 연말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주식)'로 이달 들어 170억원이 순유입되면서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이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30%에 이르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선진국 소비재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이어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 1(주식)(161억원)' '하나UBS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 1[주식](73억원)' '삼성클래식인덱스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 1[주식](62억원)' 순으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달 들어 연금저축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소득공제 한도 400만원을 다 채우기 위함이다. 올해 4월부터 연금저축펀드에 투자하려면 신연금저축계좌(한 계좌 내에서 여러 연금펀드 선택 가능)를 개설해야 하는데 아직 한도를 다 채우지 못한 투자자들이 올해가 가기 전에 자금을 넣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분기 납입 한도가 사라져 12월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기별 납입한도가 300만원으로 정해져 있어 10월 이후에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최대 300만원까지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12월31일에 연금저축계좌에 가입해도 400만원만 넣으면 소득공제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

황희영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대리는 "올해 4월 도입된 신연금저축계좌 가입자의 경우 12월31일까지 400만원을 입금하면 올해 분 소득공제를 모두 받을 수 있다"며 "계좌단위로 가입하지 않고 기존 연금저축펀드로 가입한 투자자는 12월 30일 오후3시 이전까지 펀드에 돈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연금저축펀드에 적용되는 세제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환급받는 금액이 줄어들게 됐다"며 "소득공제가 적용되는 마지막 해인 만큼 일정을 잘 살피고 400만원 한도를 채우는 전략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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