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해외 패션 브랜드의 공세에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토종 패션 브랜드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 스타일과 중저가 가격대를 앞세운 '써스데이아일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써스데이아일랜드는 롯데백화점 28개 전점에 입점해 있으며 올 들어 10월까지 매출이 지난해보다 18% 신장했다. 특히 9월 매출 신장률이 35%, 10월 47%로 최근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10월 매출이 지난해 대비 39% 신장했는데 개성 강한 스타일과 간절기에 알맞은 레이어드 룩 스타일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쿠아', '플라스틱아일랜드' 등 국내 SPA형 패스트패션 브랜드들도 '자라', '갭' 등 해외 SPA 브랜드에 맞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에서 '쿠아'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8.7% 신장했고 '플라스틱 아일랜드' 24.7%, '르샵'이 11.0% 증가하며 전체 여성 캐주얼 신장률 5.5%를 크게 웃돌았다. 현대백화점에서도 '테이트', '엠폴햄' 등 국내 SPA형 브랜드들이 10월에 20~30%의 신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이병조 바이어는 "이들 브랜드는 가격이 해외 브랜드들보다 10~15% 가량 저렴한데다 해외 브랜드 못지않게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의 상품을 수시로 선보이는 게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수입 브릿지(명품과 일반브랜드의 중간가격대)라인과 당당히 맞서는 국내 브랜드도 있다. 올 상반기 갤러리아명품관에 입점한 '컨플릭티드텐던시'는 고정고객을 확보하면서 매장내 동종 상품군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특히 기존 브랜드에 식상함을 느끼던 압구정, 청담동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내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남성 정장ㆍ캐주얼 부문에서는 '솔리드 옴므'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갤러리아명품관웨스트에 입점한 '솔리드 옴므'는 올해 남성 정장 및 캐주얼 매출이 줄곧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10월에 19%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솔리드 옴므'는 매년 파리 프레타포르테에서 컬렉션을 진행할 정도로 글로벌 감각이 앞서며 도시적이고 트렌디한 상품 개발로 강남지역의 트렌드세터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타임 옴므'의 한섬이 올 가을ㆍ겨울 시즌 론칭한 '시스템 옴므'도 '타임 옴므'보다 가격대가 30% 정도 저렴해 20대에서 30대 초반 젊은층에게 어필하며 매출 목표 대비 130%의 달성율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