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선 집권연합 승리…60년 연속 집권 성공

야당은 부정선거 주장하며 선거 결과 불복 가능성 시사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집권연합이 승리하며 사상 첫 여야 간 정권교체가 무산됐다.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오전 1시25분(현지시각)까지의 총선 개표 결과 나집 라작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합 국민전선(BN)이 전체 222석 가운데 122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사상 첫 정권교체를 노린 야권 3당 동맹 국민연합(PR)은 71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확정되면 1957년 독립 후 줄곧 집권해온 국민전선은 집권 기간을 60년으로 늘리게 된다. BN은 이번 총선에서도 보르네오 섬 사라왁주와 사바주, 말레이반도 남단 조호르주 등 여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농촌지역에서 PR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나집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성숙한 민주국가임을 전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의 결정, 국민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며 "야당이 열린 마음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정부의 대규모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야당 측은 선거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시사해 선거 후에도 갈등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PR을 이끄는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는 투표 종료 직후 PR의 승리를 선언하고 BN 내 최대 세력인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와 선관위에 이 결과를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트위터에서 선관위가 국민전선과 짜고 선거부정을 꾀했다고 비난하며 “PR이 이겼다. 통일말레이국민기구와 선관위에 결과를 조작하려 시도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선관위와 나집 총리는 즉각 이를 부인했으며 총리실은 트위터를 통해 “모두가 선관위의 공식 선거 결과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222명과 12개주 주 의회 의원 505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발전과 사회안정을 내세운 BN과 부패척결과 민주개혁을 약속한 PR이 1% 내까지 지지율 격차를 좁히며 초박빙 대결이 예상됐다.

선관위는 앞서 총선 투표에 유권자 1,330여만 명 가운데 1,000만 명 이상이 참가해 투표율이 80%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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