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갈 시기 늦추려면 기금운용본부 독립 서둘러야"

기금운용 전문성 강화 토론회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 방안의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별도의 공사 조직으로 '독립' 시키고 대체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은 11일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 주재로 열린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 방안의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기금운용 수익률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면서 당초 예상(2060년)보다 이른 오는 2052년 국민연금 기금이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며 "기금의 소진 시기를 8년이라도 늦추기 위해서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군이 아닌 해외 대체투자 부문을 확대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완전 독립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원종욱 실장은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산정한 기금의 소진 시기 2060년은 운용 수익률 7%대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국민연금의 지난해 수익률은 5.25%, 2013년 4.2% 수준에 불과하다"며 "저금리 국면을 감안할 경우 앞으로도 7%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2052년이면 기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13년 3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발표한 제3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4년에는 적자로 돌아서고 2060년에는 적립기금이 소진된다.

이 8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떼어내 해외 대체투자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원 실장의 주장이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체투자 목표치를 14%로 설정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9%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역량 부족으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금운용위원회를 금융 전문가로 구성해 기금 운용 관련 전략적 결정을 총괄하는 기구로 격상하는 한편 기금운용본부 전체를 보건복지부 산하의 투자 전문 조직(공사)으로 구성해 해외 대체투자 전문가 등 고급 인적 자원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내부 대체투자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의 방향성에는 분명 공감하지만 완전 독립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기금 규모 1,000조원 시대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1990년대 말 수립된 현재의 기금운용체계는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며 운용의 전문성과 책임성 제고를 위해 '국민연금기금(투자전문회사)'과 같은 독립 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추후 1,000조원에 이를 거대 기금을 기금운용본부 이사 한 명에 전적으로 위임하면 권력을 이용한 전횡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초기에는 독립 기관을 국민연금공단 자회사로 운영하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의 기금운용본부를 별도 공사로 분리하는 개정안과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기금운용본부를 분리하지 않고 부이사장을 별도 선임하고 기금을 총괄하는 기금이사 2명을 그 아래에 두는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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